정부가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합성물 제작) 성범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텔레그램을 본격 규제한다. 청소년보호책임자·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투명성보고서 실·허위 제출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디지털 성범죄물 게재자 제재, 해외 SNS 모니터링 등 의무도 강화했다.
김종문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8월 '대학가 딥페이크' '중고생 딥페이크 집단 유포' 등을 계기로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후 관계부처 협의, 전문가.의견수렴, 당정협의 등을 거쳐 방안을 마련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이나 구글 등 국내 사업소를 둔 해외 플랫폼은 관련 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반면 텔레그램 등 국내 사업소가 없는 해외기반 플랫폼은 국내법의 집행력 확보 미흡 등으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정부는 정보통신망법 및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적극 해석해 텔레그램 등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 규제를 추진한다.
김 차장은 “텔레그램 오픈 채널에서 접속 링크와 비밀번호를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해 접속을 유도하는 것을 청소년 유해물 제공·매개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보통신망법을 적극 해석했다”면서 “해외 사업자에게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미이행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에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대상도 통보하고, 시정명령 등 의무사항을 요구한 후 미이행 시에는 과태료 등 제재를 가한다. 투명성보고서를 부실·허위 제출하는 경우도 플랫폼 사업자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성적 허위영상물 등 디지털 성범죄물 게재자에 대해 서비스 이용 중단, 탈퇴 등 제재를 가한다. 인공지능(AI)기반 자동 식별·채증 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SNS 모니터링을 집중 실시한다.
정부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처벌로 딥페이크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허위 영상물 수요 억제를 위해 성적 허위영상물 소지만 하더라도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아동·청소년 영상·이미지를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이용해 협박한 경우에는 징역 1년에서 3년으로, 강요한 경우는 징역 3년에서 5년으로 처벌 수위를 높였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