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생태계를 꾸린다. 지역 거점에 AI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GPU를 클라우드로 서비스한다. 또 엣지AI를 활용할 수 있는 선행연구도 병행한다. AI 인프라 생태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한민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4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을 발표했다. SK AI 서밋은 SK그룹이 매년 진행한 'SK 테크 서밋'을 AI 중심으로 대규모 개편해 만든 행사다.
유 사장은 “아직 AI 트래픽 비중이 크지 않지만 향후 AI가 다양한 산업과 일상 전반에 스며들면,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진화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통신 인프라에 AI 인프라를 내재화해 다양한 AI 서비스와 산업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AI 인프라 슈퍼하이웨이 전략은 AI 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엣지 AI(Edge AI) 등으로 구성된다. 본격적인 AI 시대 개막에 앞서 AI 트래픽을 대비할 수 있는데 방점이 찍혔다.
우선 SK텔레콤은 내달 판교에 SK그룹 기술력이 반영된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를 오픈한다. 이곳은 엔비디아 최신칩과 하이닉스 HBM 등 첨단 AI반도체, 차세대 액체 냉각 솔루션 3종을 비롯 GPU 가상화 솔루션, AI 에너지 최적화 기술 등이 모두 구현된다.
유 사장은 “지역 거점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구축하고 SK그룹과 파트너사들의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면서 “지역 거점 대규모 부지와 전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지역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달에는 GPU클라우드 서비스도 출시한다. 미국 GPU클라우드 기업 람다와 협력해 H100 기반 GPUaas를 내놓고, 내년 3월에는 국내 최초 GPU H200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산 데이터센터를 AI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유 사장은 “우리 서비스는 기존 클라우드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지만 추론 성능은 3배 이상 더 빠르다”며 “통신사업자의 역량을 살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시하겠다”고 했다.
안전한 소버린 AI 환경도 조성한다. SK텔레콤은 내년부터 '한국형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활용해 제조업과 금융 등 주요 산업의 AI 도입을 촉진하고 여러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국내 AI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엣지 AI 기술 활성화를 위해선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현재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맞춤할 서버 개발을 하고 있다. 또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헬스케어, AI로봇, AI CCTV 등 6개 영역의 엣지AI 특화 서비스를 발굴 중이다.
유 사장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ICT 강국 반열에 올랐던 것처럼 인프라에서 출발하는 성공방정식이 AI 시대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를 구축해 대한민국이 AI G3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앞장설 계획”이라고 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