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심야 과로 논란 잠재울까…야간 2회전 배송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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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쿠팡로지스틱스(CLS)가 택배기사 야간 배송 회전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배송 부담이 높은 야간 마지막 배송을 직고용 인력(쿠팡친구)에게 맡겨 심야 시간대 택배기사 과로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접근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LS는 최근 서울 서초구 내 배송 캠프에서 야간 2회전 배송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야간 배송 횟수를 줄여 기사들 부담을 덜고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CLS 소속 쿠팡 퀵플렉스 기사들은 보통 주간 배송 2회전(W1·W2), 야간 배송 3회전(D1·D2·D3) 시스템 체제로 근무한다. 회전은 배송 기사가 캠프에서 물건을 싣는 횟수를 뜻한다. 오전 7시 이전 배송을 보장하는 로켓 배송 특성 상 대부분의 쿠팡 캠프는 야간 3회전 배송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CLS는 D3 물량을 쿠팡친구 인력에게 일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사들 사이에서 D3 물량은 오전 7시 기한을 맞춰야 해 가장 부담이 큰 배송으로 꼽힌다. 만약 간선 배차가 늦어질 경우 물건 싣는 시간 또한 지연돼 배송이 더욱 촉박해질 수 있는 마지막 배송 시간대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쿠팡친구 인력은 약 6000명 안팎이다. 대리점 계약 관계인 퀵플렉스 기사와 달리 직고용 형태인 만큼 상대적으로 운영 부담도 덜을 수 있다.

다만 일부 퀵플렉스 기사들 사이에서는 물량 감소가 수입 감소로 직결돼 부담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야간 2회전 배송 효과는 물론 퀵플렉스 기사 반응을 살펴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CLS가 야간 2회전 배송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과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다. 서비스 근간인 로켓배송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야간 시간 택배기사들이 과로에 내몰린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노동 이슈가 불거지면서 국회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앞으로도 CLS는 과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배송 방식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CLS는 지난 2일 '클렌징'(적정위탁노선협의) 기준을 대폭 수정했다. 클렌징은 배송이 6주 이상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택배영업점과 협의해 노선을 조정하는 제도다. CLS는 기존 10가지 클렌징 기준 중 △2회전 배송 미수행 △신선식품 수행률 △휴무일 배송률 △PDD(배송기한) 미스 비율 △전체 프레시백 회수율 △긴급 프레시백 회수율 등 6가지 항목을 삭제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