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체감하는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BSI 전망치가 91.8을 기록했다. 다음 달 국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월 BSI 전망치는 전월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10월(6.3포인트↓)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 이후 3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기업경기심리 부진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11월 경기 전망이 어두웠다. 각각 91.1과 92.5를 기록했다. 문제는 부진한 경기전망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은 8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4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 미치고 있다. 제조업 부진은 고용과 내수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변수라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조사 부문별 BSI도 전 분야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수출 98.4, 고용 95.8, 자금 사정 95.5, 채산성 94.2, 내수 93.9, 투자 90.7, 재고 106.1 등이다. 재고 기준선 100 이상은 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업이 다음 달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예측한 건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전혀 우호적이지 않다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경기회복의 '전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계속되는 내수 침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경제에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질 수 밖에 없고,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경기 회복의 주체는 기업이다.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경쟁력 향상을 위한 규제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하지만, 규제개혁보다 오히려 규제강화로 역행하는 입법 추진이 즐비하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기업이 비관적 입장에 빠져나오지 못하면 경제 회복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정책을 마련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규제 완화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경제회복은 '발등의 불'이다. 정부와 국회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tnews.com etnews@etnews.com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트럼프 날개 단 비트코인, 사상 첫 '7만 6000달러' 돌파
-
2
[트럼프 노믹스 2.0]“'칩스·IRA법' 폐지는 어려울 듯”…반도체·배터리 불확실성 여전해 투자 전략 기로
-
3
아우디, 내년 신차 4종 전면 교체…수입차 톱3 탈환 '시동'
-
4
쿠팡, '블랙 프라이데이' 앞두고 가전·디지털 할인전…최대 75% 세일
-
5
네이버, 3분기 영업이익 5253억원…전년比 38.2%↑
-
6
LG엔솔, 리비안에 4695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 규모 8조원대
-
7
SK하이닉스, HBM3E 양산 속도전…“장비 반입 2~3개월 단축”
-
8
러-우 전쟁 불똥 튄 韓…친러 해킹그룹, 국내 타깃 공격
-
9
임기 반환점에 허리 숙여 사과한 尹..국정동력 올리기엔 역부족
-
10
[트럼프노믹스 2.0]재계는 '시계 제로', 경영전략 수정 착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