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월드 정보기술(IT) 행사로 불리우는 'GITEX 2024'가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44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180여개국에서 6500개 이상 전시업체와 1800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특히,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두바이 KICC(Korea IT Cooperation Center) 개소식을 기념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지원을 통해 90여개의 국내 IT 기업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대한민국 기업들의 중동 시장에 대한 강한 수출 의지를 보였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화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한 중동 국가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었다. 중동 국가들은 자원 중심의 경제에서 AI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각종 산업에서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드러냈다. 예를 들어, UAE는 디지털 정부를 통해 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AI 기반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UAE는 생성형 AI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예측 가능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두바이 정부의 '두바이 나우(Dubai Now)' 챗봇과 아부다비 정부의 대국민 통합 행정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TAMM'에 챗GPT를 적용한 사례를 통해, AI 기술의 실질적인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UAE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공적인 정부 서비스 전환의 기초에는 자유로운 데이터 연동이 가능한 거버넌스 체계와 클라우드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의 도입, 그리고 사용자 중심의 공공 서비스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전략이 있었다.
물론 중동 국가들의 이러한 접근이 우리나라와 제도적, 법률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선진적이고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떠올릴 때, AI의 다양한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동의 사례를 주의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대국민 서비스 수준의 향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AI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의 제도와 규정을 고려한 AI 기술의 적용은 국내 AI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이다.
이번 행사에서 AI가 단순히 기술적 혁신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정부의 업무 방식과 대국민 서비스 체계, 기업의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개인의 생활 철학과 활동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린스턴대의 존 홉필드 교수와 머신러닝의 기초를 닦은 제프리 힌턴 교수가 선정된 것은, AI 시대가 학문적, 산업적, 문화적 측면에서 전환을 이루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SW 산업 정책과 제도 개선의 핵심은 AI SW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절차의 트랜스포메이션'이다. AI 기술의 개발과 사업화는 단기 납품이나 낮은 인건비, 정형화된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공이 AI 기술 산업의 견실한 생태계를 주도하려면 이에 부합하는 대가기준과 계약 절차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는 창업과 사업 시도를 촉진하는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협회는 지금까지 매년 SW 사업대가 산정 기준의 대가기준을 구체화한 기능점수(FP)를 현실화해왔으며, 프로젝트 계약 방식의 유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이러한 변화는 많은 AI 기술 기업들의 창업과 성장을 촉진하는 기본 조건이 될 것이며, 글로벌 AI 기술 경쟁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AI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과 협력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GITEX 2024는 AI가 현실 사회와 산업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중요한 계기였다. 앞으로 한국의 IT 산업과 기업들이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AI SW 기업들이 국제 무대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강용성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정책제도위원장·와이즈넛 대표 scott@wisenu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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