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시세조종 의혹, 조사 요구” VS MBK “허위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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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고려아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조현덕 변호사. 연합뉴스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의 투자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결과 110만5163주(5,32%)를 매수했다고 17일 공시했다. MBK 측의 보유 주식수는 796만4417주(38.47%)로 늘었고 지분율은 33.13%에서 38.47%로 증가했다. 다만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는 830주를 매수하는데 그쳐 지분율은 0.01% 늘어난 5.71%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후 1시12분에 이날 최고가인 82만원에 올라섰다. 전 거래일인 11일에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와 물량을 각각 89만원과 20%로 상향하면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MBK 측의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도 대두됐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고 두 시간 만에 이날 최저가인 77만9000원까지 급락했고 종가는 전일 대비 1000원(0.1%) 감소한 79만3000원이었다. 고려아연은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특정 시간대에서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이 특정 세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려 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가진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분들께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입장인데, 그러한 입장과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110만주 이상, 5.34%의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 만큼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다”며 “해외 자본이나 협력 업체들의 참여설 등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주가상승을 유도해왔고, 공시 전에 이사회 개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무리하게 자극한 것은 오히려 고려아연과 최 회장 측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다시 바로 세우겠다는 공개매수 본래 취지가 인정 받았다는 점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