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한국 웹툰, 영상, 음악 등 적발 건수도 5년새 188.4%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동욱 의원이 한국저작권보호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에서 불법 유통된 K콘텐츠 대응(삭제요청) 조치가 급증해 2019년 19만 3013건에서 2024년 8월 기준 55만 6590건으로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연말 80만건까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법 유통 콘텐츠 유형도 만화(웹툰), 영상, 출판(웹소설), 음악, 게임 등으로 다양해졌다. 2022년을 기점으로 해외 불법 유통 콘텐츠에 대한 조치건수가 국내를 뛰어 넘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1위를 기록한 '눈물의여왕'은 해외에서 4439건 삭제요청된 반면 국내에선 57건에 불과했다. 관객수 1300만을 넘긴 '서울의봄'과 넷플릭스 비영어권드라마 1위에 올랐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해외 삭제요청이 각각 590건, 7055건으로 국내 대응조치보다 훨씬 많았다.
미국 스트리밍 사이트 '코코아TV'의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달한다. 동남아, 유럽권까지 포함했을 때 피해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외 불법 K콘텐츠 대응 예산과 인력은 한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기준 해외 불법 복제물 대응 예산은 62여억원으로 국내 예산 140여억의 44%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 모니터링 인력도 20명으로 국내 195명의 10% 수준이다.
신 의원은 “불법 K콘텐츠 유통으로 인해 창작자들의 피해와 국부 유출이 심각하다”며 “저작권 보호와 콘텐츠 시장의 공정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도 저작권 관계 법령 개정과 해외 불법복제물 대응 예산 확충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