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서 만나는 '판다G버스'…출퇴근 혼잡 줄여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권천기(41)씨의 하루는 미래 도시를 연상케 한다. 그의 일상은 성남시가 추진하는 첨단 기술들로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권씨의 아침은 판교역에서 시작된다. 그가 기다리는 것은 판교의 새로운 명물, 자율주행 버스 '판타G버스'다. 2023년 7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이 버스는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7월 전까지만 해도 판교역에서 직장까지 운행하는 버스 횟수는 적고, 출퇴근 시간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 불편함이 뒤따랐다. 하지만 판타G버스가 운행한 이후에는 여유가 생겼고, 좌석은 일반버스와 달리 라운지 형태로 배치돼 편히 출근한다. 퇴근 시에도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주말 오전 권씨 가족의 나들이에는 특별한 동반자가 있다. 바로 자율주행 스마트도서관 로봇 '카북이'다. 야탑교에서 마주친 카북이는 70여 권의 다양한 책을 싣고 있다. “신간 나왔는데, 둘러보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카북이 앞에서 권씨는 두 권의 책을 골랐다. 성남시 공공도서관 회원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이 이동식 도서관은 시민들의 독서 문화 증진에 한몫하고 있다.
물놀이를 즐기다 출출해진 아이들을 위해 권씨가 스마트폰 앱으로 치킨을 주문한다. 잠시 후 하늘에서 날아온 드론이 치킨을 배달했다. 이에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감탄했다.
성남시는 첨단 기술을 일상에 접목시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도시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상상 속 장면 같던 일들이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지난해 7월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국내 최초 대중교통 서비스 '판타G버스'를 처음 선보였다.
이 버스는 길이 10.99m, 너비 2.49m, 높이 3.39m다. 에디슨모터스의 상용 저상 전기버스를 자율협력주행이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일반 시내버스와 비교해 탑승 인원만 14석(장애인석 2석 포함)이라는 점이 다르며, 최대 속도는 시속 40㎞다.
기존 자율주행차량에 장착된 감지기(카메라·레이더·라이더)가 갖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경기도 자율주행센터 또는 다른 차량으로부터 신호정보·교통상황·보행상황 등 도로 정보를 받아 스스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운전자 개입없이 앞 차량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속도를 조정하고, 주행하는 차선의 중앙 또는 주행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운전대를 자동 조향할 수 있다.
전방에 차량·보행자·자전거 등 사물이 갑자기 나타날 경우 센서로 물체를 인식해 긴급 추돌 상황에도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다.
판타G버스는 2대가 평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출발시간 기준)까지 30분 간격으로 하루 24회 운행한다.
성남시는 지난해 7월부터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도서관 로봇 '카북이'를 운영 중이다. 도심 속 자연 휴식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도서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북이는 70여권의 책을 싣고 탄천교, 사송교, 야탑교 등 3개 정거장을 순회하며 각 지점에서 15분간 정차한다. 시민들은 성남시 공공도서관에서 발급받은 회원증의 바코드만 있으면 1인당 2권까지 도서를 대출할 수 있다.
반납은 2주 이내에 카북이에게 직접 하거나, 성남시 내 17개 공공도서관 또는 24개 작은도서관을 통해 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해 7~12월 카북이를 통해 276명 시민이 403권을 대출했다.
성남시는 올 여름 탄천과 중앙공원 일대 전국 최초 도입한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 이는 도심 내 드론운용 상용화와 드론 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실증사업 일환이다.
현재 궁내사거리 앞 탄천 농구장, 구미동 물놀이장, 구미동 애견 놀이터, 중앙공원 등 총 9개 지점에서 확대 운영 중이다.
주문 가능 품목은 치킨 등의 식사류, 커피, 베이커리류, 빙수 등의 간식, 애견 간식, 그리고 응급처치세트(제세동기)까지 다양하다. 이용자들은 K드론 배송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있으며, 배송료는 건당 3000원이다.이번 드론 배송 서비스는 차량이나 오토바이 접근이 어려운 탄천과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미래 도시의 새로운 배송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자체 최초로 성남시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통합대중교통서비스(MaaS) 개발에 나섰다. 이는 시가 추진하는 '성남형 자율주행 기반 MaaS' 사업의 일환이다. 2023년 11월 국토교통부의 '모빌리티 특화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올해 4월 국토교통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에는 에스케이엠앤서비스, 오토노모스에이투지, 휴맥스모빌리티 등 참여기업과도 협약을 맺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자율주행 셔틀 △라이다 인프라 △관용차 카쉐어링 △전기자전거·전동퀵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 스마트주차와 자율주행셔틀 차고지 등을 포함한 모빌리티 허브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은 성남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전략의 핵심으로, 첨단기술을 활용해 도시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를 위해 자율주행 배달 및 순찰 로봇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다.
성남시는 MaaS 시스템을 활용해 이종의 다수 로봇이 상점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자율주행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시민은 실시간으로 결제 및 로봇 배송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올해 3월 성남시는 규제혁신 로봇 실증사업에 공모해 6월 선정됐으며, 현재 전자협약을 추진 중이다. 12월까지 삼평동, 백현동, 서현동 구역에서 시연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관내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단순한 로봇 서비스 도입을 넘어, MaaS와 연계를 통해 더욱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도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성남시는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율동공원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시간 안전 예방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이는 기존 폐쇄회로(CC)TV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원 이용객의 안전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다.
현재 율동공원에 설치된 CCTV는 전체 면적 모니터링의 어려움, 사각지대 존재, 시야 확보의 제한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또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지속적인 비용 투자의 부담도 있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성남시는 첨단도시 위상에 걸맞게 IoT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안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레이더와 카메라가 통합된 센서를 활용해 자전거 이용객과 보행자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또 스마트폰 무선신호를 분석해 이용객들의 이동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위험 구간을 예측하는 기능도 포함한다.
시 관계자는 “자율주행 버스, 스마트 도서관 로봇, 드론 배달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로 시민들의 일상이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혁신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도시로서의 면모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