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권 망분리 규제의 단계적 완화에 나서면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솔루션의 활용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단순 사무업무를 넘어 고객센터와 제품분석 등에도 AI 기술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13일 금융회사의 생성형 AI 활용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한 규제 특례를 허용하고, 신청기업별로는 보안점검, 컨설팅 등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신규 과제 대상으로 혁신 금융서비스를 지정하고 이르면 올해 말 금융권의 생성형 AI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발표에 앞서 이미 금융권 관련 사업을 수주하거나 기술실증(PoC) 등을 진행한 AI 기업도 있다.
음성인식 AI스타트업 리턴제로는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그룹 AI 컨택센터(AICC) 구축에 자사의 금융모델 STT(음성·텍스트 변환) 솔루션을 공급, 적용했다.
올거나이즈는 상반기 금융분야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리더보드를 공개, 금융 문서와 업무 스타일에 따라 LLM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앞서 금융업에 특화된 LLM 마켓 앱을 내놓기도 했다.
올인원 인공지능(AI) 도입 스타트업 렛서는 카드사에서 비즈니스 간 활용 가능한 AI 모델을 도입하거나 금융사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AI 기술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렛서는 AI 모델 도입을 통해 자사 홍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콘 생성, 마케팅 가이드라인이나 광고심의필 등을 참조한 홍보 카피라이트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사업목적이나 사업부서에 따라 다양한 LLM을 테스트하거나 활용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임직원이 AI 챗봇을 활용해 금융 규정이나 상품 안내 등의 정보를 검색하거나 확인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대부분은 인터넷 환경에서 제공되는데, 금융권은 그동안 망분리 규제와 기업 내부 데이터 보호 방침에 따라 구축형(온프레미스) 사업 위주로 진행돼왔다.
AI 기업은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온프레미스와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모두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산업은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금융기업이 생성형 AI로 연간 2000억~3400억달러의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이익 확대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차원에서 상반기까지 다양한 AI 기업과 기술을 테스트하면서 수준을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사업 본격화를 기대하면서 망분리 규제 완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SaaS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