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중 초격차 프로젝트 내년 세부 기술 연구개발(R&D) 과제를 의결한다. 지난해부터 매년 산업과 기술 동향을 반영해 수정·보완을 거쳐 최종 세부 기술을 전략기획투자협의회에서 확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초격차 성장과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11개 분야 초격차 프로젝트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1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르면 이번 달 기업·연구소·대학 등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제 3차 전략기획투자협의회를 열고 11개 분야 초격차 프로젝트의 신규 R&D 세부기술을 심의·의결한다.
총 45개의 초격차 프로젝트와 관련된 내년 신규 사업은 약 28개로 세계 최초·최고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산업부는 선정된 초격차 프로젝트에 대해 매년 계속과제를 제외한 신규 R&D 예산의 70%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신규 사업 발굴, 계속 사업 신규과제 활용 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13조5000억원 투자를 추진한다. 내년 산업부 산업·에너지 R&D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701억원으로 편성됐다.
산업부는 작년부터 첨략전략산업과 소부장 공급망 초격차 기술 확보, 디지털·친환경 중심 세계 최고·최초 기술 도전, 사람을 키우는 투자 확대 등 3대 추진 방향을 정하고 R&D 사업을 재편해왔다.
R&D 추진 방식을 '기획-수행-평가' 전 과정에 걸쳐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했다. 기획단계에서 기존에는 단일 PD가 사업과 과제 기획을 주도했다면 개편안은 대상품목과 기술목표만 제시하고 연구 수요자들이 스스로 상세기술을 정하는 품목지정 방식으로 바꿨다. 또 수행단계선 연구를 수행하는 기업에 공동연구기관 구성과 연구비 배분 등 과제 진행의 전권을 부여하는 '캐스케이딩(Cascading)' 방식을 9개 과제에 시범 도입했다.
평가단계에서도 연구과제의 도전성과 혁신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부가 직접 수행하는 무기명 자문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산업부가 초격차 프로젝트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는 것은 산업대전환 시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따른 조치다. 경쟁국들의 기술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기술 쟁탈전이 격화되는 상황에 기존 R&D 만으론 성과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초격차 프로젝트는 미션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 발굴에 집중투자하고 최고 시장 산업전문가에게 실질적 운영권한을 부여해 기획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형 임무지향 과제를 도입해 혁신기관 주도로 과제를 수행하는 식이다.
앞서 산업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핵심소재, 첨단제조, 지능형 로봇, 항공·방산, 첨단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신산업 등 11대 핵심투자 분야를 도출했다. 이는 정책적 중요성과 산업 대전환에 대한 요구, 정부의 투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결과다.
예컨대 반도체 분야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강국 도약', '차세대 첨단패키징 선도기술 확보', '초격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반도체 공급망 강건화' 등 3대 미션을 토대로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에너지·가전용 화합물 전략 반도체 개발, 자율주행 레벨4이상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 주력산업 맞춤형 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 개발 등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앞서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내년 R&D 예산을 발표하면서 “산업의 판도를 바꿀 알키미스트Ⅱ 사업을 필두로 산업난제극복을 위한 도전적 연구에 전체 신규 연구개발(R&D)의 10% 이상을 지원해 민간의 실패 부담을 줄이고, 우수연구기관에 대해서는 공동연구기관 구성, 목표변경, 정산, 연구비 집행 등의 자율성을 100% 보장하는 등 산업·에너지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OSP)은 산업별 정기적인 토론의 장을 열고 첨단 전략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노테크 코리아 포럼'을 발족키도 했다. 지난 달 10일 포문을 연 '제조 AI 포럼'은 이인선 의원과 함께 공동발족했고 이어 20일에는 최수진 의원과 '첨단바이오 포럼'을 성료한 바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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