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권용환 ETRI 본부장 “33년 ETRI 기술력으로 '국방 반도체'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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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무선연구본부장

“안보, 경제 두 분야에서 모두 중요한 것이 '국방 반도체'입니다. 최근 국내 여러 유관 기관과 협력 토대도 마련한 만큼 대한민국 국방 반도체 성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습니다.”

권용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무선연구본부장은 국방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다해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 반도체는 군사(밀리터리) 용도 요구 사항(온도·습도·진동·충격 등)을 만족해 국방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반도체다. 국제 사회 긴장이 높아지는 현재 더없이 자국 생산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을 우려하는 미국도 대만이 아닌 자국 영토 내 TSMC 공장을 유치하고 인텔, 글로벌파운드리를 통해 국방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추진 중이다.

국방 반도체 국내 생산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이 중에서 화합물반도체 분야 핵심은 고출력·고효율 특성을 가진 질화갈륨(GaN) 반도체로, 미국에서 전략 물자로 취급해 공급망이 불안하다. 향후 6G 이동통신 7~24기가헤르츠(㎓) 핵심 부품이기도 하다. 당연히 자체 생산할 수 있다면 제일 좋다.

산업적으로도 중요하다. 권 본부장은 “KF-21의 '눈'인 에이사(AESA)에 들어가는 GaN 반도체만 수 십억원 상당”이라며 “국산화 및 국내 생산을 이루면 KF-21 초도물량 20대만 따져도 수 백억원 수입을 안 할 수 있고, 향후 GaN 반도체를 활용한 무기체계 관련 수출까지 고려한다면 그 가치는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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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무선연구본부장

권 본부장은 국방 반도체 영역에서 ETR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33년 연구개발(R&D) 역사를 통해서다.

권 본부장은 “1991년 '갈륨아세나이드(GaAs)'를 시작으로 현재는 GaN에 주력하고 있다”며 “2013년에는 현대중공업의 선박용 GaN 기반 레이더 증폭기 개발을 이뤘고, 올해에는 0.15마이크로미터(㎛) 마이크로파 집적회로(MMIC)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등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은 실리콘 반도체에 강한만큼, ETRI 기술력이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는 특히 중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권 본부장이 큰 역할을 한다. 그는 화합물 반도체로 박사학위를 받고, 1998년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박사후과정으로 GaN 발광반도체를 선도적으로 연구했다. 2000년 이후 20여년 동안 GaN 등 화합물반도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권 본부장은 GaN 반도체를 비롯한 국방 반도체에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안보와 경제 한 영역에서만 중요해도 주목을 받을텐데, 국방 반도체는 둘 다에 해당한다”며 “지속적인 정부 지원으로 R&D를 끌고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다행히 관심이 높아지고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 국방혁신위원회에서 국방 반도체 소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 20일에는 ETRI는 물론이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이 참여하는 국방 반도체 사업 추진 업무협약(MOU)이 체결되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국방 반도체 연구는 훗날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ETRI가 쌓아온 그동안의 기술력을 토대로 정책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