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 가구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구현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의진 전산학부 교수팀이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황 인식 기반 멀티모달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용자 주변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적시에 정신건강 관련 질문을 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고 기존 무작위 설문보다 높은 응답률을 달성했다.
기존 스마트 스피커를 활용한 정신건강 자가 추적 연구에서는 무작위 설문을 할 경우 사용자 스트레스, 짜증 등 부정적 감정이 설문 응답에 편향을 발생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팀은 스마트 스피커에 멀티 모달 센서를 장착, 사용자 주변 상황 변화를 감지해 말 걸기 좋은 시점이 검출되면 설문을 요청하는 상황 인식 기반 자가 추적 기술을 개발했다.
스피커는 실내 움직임, 조명, 소음,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사용자 존재·활동을 감지한 뒤 적합한 시점에 설문을 요청, 설문 응답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 설문 입력 방식은 음성이나 터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상호작용 폭을 넓혔다.
개발 스피커 사용자 경험을 평가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1인 가구 20세대에 자가 추적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 한 달 동안 실증 연구를 수행해 총 2201개 정신건강 설문 응답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데이터셋 분석을 통해 설문 응답 시간, 활동 맥락에 따른 설문 응답 패턴 및 어떤 상황에서 음성 입력(VUI) 또는 터치 입력(GUI)이 더 선호되는지 파악했다.
특히 스마트 스피커가 말로 사용자에게 요청을 하다 보니 스피커 근처에서 사용자 활동을 감지하는 것이 정신건강 설문 응답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음성 입력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은 음성 입력보다는 빠른 응답이 가능한 터치 입력을 선호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사용자 주변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최적 시점에 정신건강 관련 질문을 할 경우 응답률이 더 높으며, 어떤 상황에서 음성 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선호하는지도 파악했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스피커를 앞으로 수용전념치료 기법을 활용한 인간상담사와 같은 기능의 정신건강 관리 지원 스마트 스피커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나아가 실내에서 수집된 일상생활 데이터를 AI 모델로 학습해 사용자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 패턴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개발해 향후 정신질환 조기 발견과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케 할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LG전자-KAIST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