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금융 DX 가속”
비욘드 샌드박스·국제화 전략 추진
KB금융 '그룹 생성형AI 플랫폼'
농협금융 'AI 대고객 은행원' 구현
삼성금융, 자산분석 '모니모' 소개
27일 개막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는 109개 기업·기관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위상을 뽐냈다. 금융·핀테크 회사들은 '핀테크와 인공지능, 금융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금융 디지털 전환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과제이고, '금융 AI'가 AI 혁명을 주도할 게임 체인저로 손꼽히는 만큼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금융업계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AI 서비스뿐 아니라, AI를 활용해 보안과 안전성까지 높이며 AI 시대 금융 미래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금융AI시대...금융법제 DX 가속화”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핀테크와 금융 디지털전환(DX)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AI가 주도하는 새로운 지적시대 여명 속에 살고 있다”라며 “우리는 금융권 AI 시장에서 미래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금융 정책 네 가지 방향을 제시하며 금융권이 AI분야 G3 국가 도약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아날로그 중심 금융법제를 재점검한다. 금융업이 기술 변화를 적극 수용할 수 있도록 진입, 행위 규제 개선을 검토하고 클라우드 이용 등 정보처리 기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합리화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생성형AI를 금융권이 원활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망분리 규제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라며 “이를 포함한 원칙 중심 보안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고, 금융회사 데이터 활용 규제도 정비해 금융DX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DGB금융그룹 핀테크 자회사 뉴지스탁의 문호준 대표는 김 위원장을 만나 “뉴지스탁이 금융지주가 인수한 핀테크기업 국내 최초이자 마지막 사례로, 현재 금융지주회사법을 따르게되며 IT·벤처로서 경쟁력을 살리기 어렵다”라며 “향후 금융회사의 핀테크사 인수 사례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김 위원장은 △동반 해외진출, 금융업 출자규제 개선 등 '핀테크와 금융회사간 협업 강화' △혁신금융서비스 기간확대 등 '비욘드 샌드박스' △민·관 자원 집중 등 '핀테크 국제화 전략' 등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대 금융 그룹 'AI' 대동단결...삼성금융 '모니모' 첫 참가
5대 금융 그룹은 AI를 기반으로 한 계열사별 서비스를 소개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도 핀테크위크에 첫 참가해 통합플랫폼 '모니모'의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KB금융그룹은 '그룹 공동 생성형AI 플랫폼'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 계열사에 AI 기술을 제공하고, AI 활용 지식을 공동 자산화한다는 계획이다. 초개인화 미래금융서비스로서 대화형 투자정보 제공서비스인 KB증권 'stock AI', KB국민은행 맞춤형 펀드포트폴리오 'AI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로 고객을 만난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카드 AI금융지킴이로 보안성 강조했다. AI금융지킴이는 피싱 메시지를 통해 악성앱이 설치됐을 시, 이를 탐지하고 메시지나 자동전화로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서비스다. 가족이 보이스피싱을 당했을 때 알림이 가도록하는 서비스도 검토중이다. 내달 출시 예정인 민원용 챗봇 등 AI를 접목한 다양한 대고객 서비스가 고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있다.
우리금융그룹 초개인화 AI뱅킹을 소개했다. 지난 2023년 은행권 최초로 검사지식 특화 'AI검사챗봇'을 개발한 우리은행은 수천건의 사례와 규정을 분석해 만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AI 뱅커를 활성화하고, 보다 면밀하고 정확한 개인 맞춤형 금융 응대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농협금융그룹은 'AI 대고객 은행원'을 중심으로 은행 서비스 미래상을 구현했다. 향후 단순 스크립트뿐 아니라 이를 수화 서비스로 구현해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와 외국인 통역 서비스 등도 염두에 뒀다. NH투자증권 '나무증권'을 통해 내달 공개할 '차트분석 AI'도 만나볼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플리토'와 함께 38개국어 동시통역을 지원하는 상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음성인식을 통해 질문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답변하기까지 채 수초가 걸리지 않는다.
△네·카·토·뱅 AI금융 신기술 향연…IT 기술력 입증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빅테크부터 차기 유니콘을 꿈꾸는 중소형 핀테크들도 회사 핵심 기술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VR 부동산 임장, 얼굴인증 암표방지, 맞춤형 자산관리 등 IT기술로 무장한 AI 금융 서비스가 소개됐다.
네이버페이는 아파트 매물 및 단지를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는 '부동산 VR 매물·단지투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VR기기를 쓰고 직접 아파트 단지를 선택하면 단지와 매물 공간 내부가 눈 앞에 펼쳐진다. 네이버 미래기술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만든 디지털 트윈 솔루션 'ALIKE'를 활용한 서비스로, 발품을 팔지 않고도 아파트 건물의 정확한 높이와 일조량 변화, 건물 외벽 질감, 실내 공간 구조 깊이감까지 확인할 수 있다.
토스는 '얼굴인증 암표방지 솔루션'을 시연했다. 토스 앱에 접속해 본인 얼굴을 등록하면 공연장 입장 시 별도 티켓 확인 없이 얼굴 인식으로 입장이 가능한 서비스다. 토스는 지난 12일 티켓 플랫폼을 운영하는 '인터파크트리플',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와 암표 방지 및 건전한 공연 문화 조성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베타서비스로 선보인 해당 서비스는 올해 연말 정식 론칭을 목표로 고도화작업에 돌입했다. 예매단계부터 얼굴인식을 접목해 화면에 얼굴만 비추면 자동으로 자리안내가 가능하고, 불법 양도를 통한 암표 근절도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AI를 접목한 '금융비서' '주식봇' '보험진단 AI'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꾸렸다. 금융비서는 개인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정보를 제공한다. 별도로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하거나 찾아보지 않아도 금융 생활과 자산관리를 돕는다. 금융비서와 주식봇, 보험진단AI는 개인별 맞춤 금융 정보에서 나아가 대화하는 형태의 쉽고 간편한 질의방식을 통해 서비스 흐름 유연도를 높였다.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와 AI를 합성한 '마이 AI' 솔루션 '토핑'을 처음 공개했다. 토핑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생성형AI로 뱅크샐러드가 기존에 마이데이터로 쌓아온 카드추천, 금융상품비교 등 기술을 초개인화로 구현했다. 사용자의 평소 지출, 소비, 자산관리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조언, 자산관리 방안 등을 대화형 생성형AI로 안내한다. 향후 단순 자산관리, 금융상품추천 뿐 아니라 투자 관련 서비스로도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존 생성형AI 대비 사용자 개인 정보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유니콘 꿈나무도 미래 비전 제시...투자 유치 모색
미래 유니콘 꿈나무 핀테크들도 AI금융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투자 유치 기회를 모색하고, 금융회사 협력을 논의하는 장도 마련됐다.
금융위는 이날 행사에서 유망 핀테크 기업 'K-핀테크 30' 선정식을 열었다. K-핀테크 30은 2023~2025년 기간 중에 총 30개 기업을 선발해 적극 지원하는 대표적인 핀테크 산업 활성화 정책이다. 선정 기업에게는 다양한 정책자금 연계지원을 비롯해 금융회사 서비스 연계지원, 투자유치 및 IR 기회 확대, 핀테크 전문컨설팅, 해외시장 진출지원 등 맞춤형 집중지원이 제공된다.
유망 핀테크 기업 10개사 선정 기업은 △구하다 △디셈버앤컴퍼니 △루센트블록 △스몰티켓 △아이쿠카 △어메스 △인포플러스 △코넥시오에이치 △페이히어 △해빗팩토리 등이다.
페이히어는 이날 시연을 통해 카드 가맹부터 주문, 결제까지 가능한 올인원 무인화·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였다. 매장에서 고객이 기다리고, 주문하고, 카드 결제하고 포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용되는 모든 솔루션을 구축해 무인화·자동화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비대면 카드사 가맹 가입도 가능해 소상공인을 위한 원스톱 패키지 결제 솔루션 공급이 가능하다.
씨앤테크는 스마트 사물인터넷(IoT)를 접목한 자산관리 솔루션을 소개했다. 개인과 기업이 보다 효율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기업들의 경우 부동산 자산 외에 가치 평가나 관리가 어려운 동산자산 관리가 원활하도록 스마트IoT 솔루션을 접목한다. 동산 담보물에 IoT를 부착해 위치, 가동률, 탈착여부 등 다양한 담보물 등급을 산출하고 연체 및 부도에 관한 분석도 AI가 제공한다. 현재 담보물건이 2만건 이상으로 주요 은행들과 제휴해 담보 등급 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부스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한 투자 유치 및 협력 논의 자리도 마련됐다. 기업이 아닌 투자자가 설명회를 진행하는 '리버스 IR', 핀테크 기업과 금융, 투자사 간 교류의 장인 '핀테크 커넥팅 데이' 등도 진행돼 상호간 협력과 네트워킹을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