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는 순간, 복잡했던 금융의 세계가 단순 명료해진다. 영업점 방문이 필요 없어지고, 자산거래는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대출 심사는 몇 초 만에 완료되며, 해외 송금은 손끝으로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금융플랫폼이 만들어낸 현실이다.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 판매자와 구매자 등 다양한 참여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생태계다. 특히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플랫폼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금융플랫폼은 여기에 금융의 전문성을 더해 거래의 장을 넘어 금융 정보와 서비스의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플랫폼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해 왔지만, 그 안에서 성패가 갈리고 있다. 금융기관, 빅테크, 핀테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수익성 악화, 과도한 경쟁, 열악한 투자 환경은 영세한 중소 핀테크의 입지를 점점 좁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 핀테크 기업들은 생존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이 시급한 과제다.
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수익 모델의 한계다.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은 더욱 큰 숙제다. 무료 서비스가 유료화 되는 과정 및 눈에 띄는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고객 이탈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 충당도 큰 부담이다. 금융상품 중개와 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데이터 활용은 중요한 과제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영역이다. 개인정보 이슈로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제약이 존재하고, 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인재 확보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그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자원이 영세한 중소 핀테크가 이런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자본력과 고객기반이 튼튼한 금융기관 및 빅테크와의 데이터 역량 격차가 경쟁력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새로운 금융 상품 개발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규제와 라이선스로 인해 상품 구성의 자유도가 제한적이다. 금융 거래의 보안과 신뢰성 확보, 개인정보 보호 등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로 인해 대부분 기존 상품의 디지털화에 그치고 만다. 이런 특성들이 금융플랫폼의 성장에 도전 요인으로 작용한다.
타 산업과의 융합이나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업도 양날의 검이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 조정이나 조직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도 존재한다. 정부 지원과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유지라는 과제와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융플랫폼의 본질과 특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수다. 중소 핀테크 기업들은 단순한 중개나 채널 역할을 넘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의 수집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해 고객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밀도 있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기존 서비스의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 빅테크나 금융기관과의 차별화를 위해 특정 고객층이나 틈새시장에 집중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금융플랫폼의 미래는 도전과 기회가 공존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중소 핀테크 기업들이 변화의 중심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금융 산업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들의 성공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금융 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송민택 공학박사 pascal@apthef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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