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광위 주최·음콘협 주관…문체부→카카오·하이브·JYP 등 실무자 참석
시상식·뮤비등급규제·조세지원 등 현안…표준계약서·자율심의 등 협의 가닥
K팝산업 성장 걸맞는 인식개선 한 목소리
글로벌 경쟁력의 K팝산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국내 규제 및 지원제도 개선의 공감대가 한국음악콘텐츠협회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주도로 마련됐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지속가능 K팝 시장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박정하(국힘, 강원원주 갑), 김승수(국힘, 대구북 을) 등 주최자인 국회 문광위원회 위원(전재수, 박정하, 김승수, 임오경, 박수현)들과 주관자인 김창환 (사)한국음악콘텐츠협회장 등은 물론, 서병기 헤럴드경제 문화 선임기자, 황승흠 국민대 교수, 박윤석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박사, 이용민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정덕현 평론가 등 국내 K팝산업계 전문가 집단, 신지영 카카오엔터 그룹장, 권일운 하이브(HYBE) 팀장, 박종욱 JYP엔터 팀장 등 현업 실무자들이 자리했다.
공청회 전반에는 대중음악 시상식, 뮤직비디오 심의제도, 조세제도 등 K팝산업 계 현안을 조명하는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우선 서병기 기자는 '범람하는 대중음악 시상식,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최근 음콘협의 입장문과 가이드라인 발표로 제기된 K팝 시상식의 난립상황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언을 내놓았다. 방탄소년단이 문화훈장을 수훈한 2018년을 기점으로 20여개까지 늘어난 시상식들이 써클차트 등 동일한 기본데이터를 바탕에 두고 톱스타 주축의 해외공연을 이끌면서,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에 대한 부담과 기회손실을 주는 것은 물론 과도한 티켓비용과 앱투표 경쟁을 유도하며 K팝 팬덤의 유입을 막고 질적하락을 일으킨다는 점이 근거자료들과 함께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통합시상식이나 윤번제 등을 통한 횟수 축소나 차별점을 강조한 시상식 구조로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아티스트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등의 개선점이 제시하는 바도 돋보였다.
두 번째 발표자인 황승흠 교수는 '한국 플랫폼 차별하는 뮤직비디오 심의 제도'라는 주제로 K팝의 빠른 변화확장성에 걸맞는 법제 일원화와 개선을 강조했다. 2012년 제도 통과와 함께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과 방송법 등 여러 법규제를 동시에 적용받던 기존 뮤직비디오 심의관행의 한계점을 짚어내 돋보였다. 또한 뮤직비디오의 물량이 많아지고 방송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은 물론, 영미권 등 해외와 기타 콘텐츠업군에서의 자율심의 분위기를 함께 제시, 음원보급이라는 기본 목적에 부합하는 속도감 있는 심의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됐다.
세 번째 발표자인 박윤석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박사는 '음악산업의 조세제도 개선 필요성' 주제로 세계 뮤직마켓 내 7위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된 K팝산업과 관련, 지속적인 투자공급을 통한 킬러콘텐츠와 소규모 창작자들을 육성할만한 특화 조세제도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제조업 R&D와의 대비는 물론, 영상콘텐츠 분야의 조세제도 속에서 특화된 규정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함이 언급돼 돋보였다.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토론은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을 좌장으로 앞선 발표자들과 함께 신지영 그룹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권일운 팀장(HYBE), 박종욱 팀장(JYP), 최수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장 등이 자리한 가운데 펼쳐졌다.
정덕현 평론가는 “시상식 부문에서는 표준계약서 마련과 함께, 지역상생을 염두에 둔 특화된 영이 필요하다. 또한 뮤직비디오 영상등급 규제나 조세지원제도 등 확장된 K팝의 위상에 걸맞는 다양한 협의들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용민 변호사는 “시상식 자체보다는 K팝의 확장세에 걸맞는 아티스트와 소속사, 주최 간의 인식차 해소를 통해 분쟁우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신지영 카카오엔터 그룹장은 “12년전 심의제도 시행 당시 특정 플랫폼 몰아주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역차별적인 성격의 심의제도를 빨리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권일운 하이브 팀장은 “시상식의 의미가 퇴색된 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가이드라인과 표준계약서를 통해 아티스트와 창작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받는 등의 이해관계자 동참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으며, 박종욱 JYP엔터 팀장은 “국내는 규제가 많고 지원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특히 속도감 있게 접근해야할 뮤비유통 구조에 있어서 자율분류도입이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수진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은 “최근 자정노력중인 시상식 관련 논의에 있어서 충분히 검토할 계획이고, 직전 국회에서 법안발의된 이후 표류한 뮤비 등급분류 관련 제도안 또한 마련하겠다. 음악 관련 조세지원제도 개선 또한 연구용역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으며, 김승수 의원은 “뮤비 등급분류 관련 내용에 대한 통과에 주력하겠다. 조세지원 관련으로는 우선 문체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이렇듯 음콘협 주관의 '지속가능 K팝 시장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공청회'는 시상식, 뮤비심의, 조세지원 등 K팝 산업의 현안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협의 제언들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박정하 의원은 “자생적으로 발전해 세계경쟁력을 지닌 K팝 산업계의 행보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으며 김승수 의원은 “여야를 떠나 K팝 발전을 위한 노력에 공감해 이 자리가 만들어졌다. 건강한 K팝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제도적 논의를 앞으로도 거듭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창환 음콘협 회장은 “이번 공청회가 K-팝 산업의 현재를 직시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 K팝 열풍이 전 세계에 더욱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