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조각가 '보임 속에 보이지 않음 (Blind in Art)' 초대전 개최

삼청동 더아트나인갤러리에서 8월 1일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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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 토피도 팩토리 아트센터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김현정 조각가는 한국에서 25년 만에 '보임 속에 보이지 않음 (Blind in Art)' 초대전을 서울 삼청동 더아트나인캘러리에서 열었다.

지난 20일 오프닝 행사에서 김현정 조각가는 “한국에서 마지막 전시회를 가진 이후 어느 새 25년이 흘렀다”면서 “그동안 세계 미술 시장의 큰 중심인 미국에서 성장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스콥 아트쇼 마이애미 비치, 그리스 아테네, 소파 시카고 등 국제적인 행사에 꾸준히 참가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조각가는 “문화 관광의 요지로 떠오른 삼청동 거리에서 초대전을 갖게 돼 기쁘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전시 등 새로운 방식의 전시를 기획하며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더아트나인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임영수 대표 인사말을 시작으로 김혜수, 김재호 큐레이터 사회로 진행된 작가와 대화 시간에는 한국 갤러리와 미술관 관계자, 동료 아티스트, 권세중 전 워싱턴 총영사 등 지역 미술애호가들이 다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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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토크에서 관람객들과 대담하고 있는 김현정 조각가.

'보임 속에 보이지 않음(Blind in Art)'은 인간 가치와 존재 의미를 시각 예술로 표현한 시리즈다. 화려한 보석과 점자, 글자를 포갠 그의 예술은 미국 유학 초기, 말이 통하지 않아 소통에 장애를 겪었던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공간에서 숨 쉬지만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천태만상을 비주얼 아트로 표현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간 존재론적 질문으로 시작한 그의 작업은 본인 정체성을 탐구하는 시기를 거쳐 이제 사회 속에서 사람 가치를 질문하는 작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환기시켜주는 매개체로써 착용 조각을 만들어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김현정 조각가는 진주, 금, 보석 등 귀중함을 상징하는 천연재료를 사용하며 언어가 지닌 중요한 가치를 그의 방식으로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본인의 몸을 떠내어 은으로 캐스팅한 후 금볼과 보석을 이용해 단어와 문장을 적은 초기 작품에서부터 여러 언어들을 겹쳐 적어 만든 '사랑(Love)' 시리즈, 삶과 관계된 소중한 언어들을 진주를 이용해 시각화한 평면 작업들을 선보인다. 특히 '착용문자' 작업을 처음 소개하는데 얼핏 보면 이름표와 같은 모습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주와 점자로 단어를 그린 장식물이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만져보고 착용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1일까지 이어진다.

김현정 조각가는 서울대 조소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몬클레어 대학원에서 스튜디오 아트 석사를 마쳤다. 이후 뉴욕과 워싱턴DC를 기반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전국 여성 민주당 클럽에 초대돼 각계 가치를 질문하는 작업들을 보여주는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