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0년 만에 새 지폐를 발행하면서, 1만엔 도안에 새겨진 인물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여성편력이 재조명됐다.
10일 아베마 타임즈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새로운 도안이 채택된 1000엔, 5000엔, 1만엔 신권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논란이 된 것은 1만엔 주인공인 시부사와 에이이치.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 한반도 수탈에 앞장섰던 인물로 여겨져 반발을 샀지만, 현지에서는 '근대 일본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현지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불륜 등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8세 나이로 첫번째 결혼을 하고 40대에 15세 연하 여성과 재혼한다. 뿐만 아니라 아내와 사는 집에 상간녀를 데려오기도 하는 등 사생활이 난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뿐만 아니라 상간녀 사이에도 자녀를 가져 총 17명 이상 자녀가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현지 매체 아베마 타임스는 “그가 1만엔 주인공으로 선정되자, 온라인에서는 '여성의 인권과 권리 향상이 요구되는 시대에 시부사와를 지폐에 넣다니 정말 놀라운 나라'라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결혼식 축의에 시부사와의 얼굴이 그려진 신권 대신 후쿠자와 유키치의 얼굴이 그려진 구권을 사용하는 것이 매너”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그가 1만엔권의 새 얼굴이 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국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가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선 인물”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1만엔권의 등장 인물은 지난 2019년 아베 정권에서 결정한 것인데, 이를 시정하지 않고 그대로 발행하는 기시다 정권도 문제가 크다”고 비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