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인공지능(AI)'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AI로 인한 가치관 종속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제적 포석이 깔려있다. 중국, 싱가포르, 대만과 같은 아시아권 국가는 물론 엔비디아, 오라클 같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소버린 AI에 주목하는 이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소버린 AI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선 국가는 프랑스,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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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주자는 프랑스 미스트랄AI의 생성형 AI '르 챗(Le Chat)'이다. 미스트랄AI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유럽연합(EU) 국가의 언어로 검색,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유럽 사용자에게 적합한 분석 결과를 만드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외에는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소버린 AI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은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자체 소버린 AI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스타트업 '문샷 AI'는 중국어 문장 처리에 특화된 챗봇 '키미'를 선보였다. 중국의 대표 플랫폼인 바이두는 챗봇 '어니(Ernie)'를 출시했다.

대만은 중국 플랫폼에 맞서 신뢰할 수 있는 AI 챗봇인 '타이드(TAIDE)'를 구축했다. 대만 문화와 전통 한자 문자를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국가 디지털 주권·문화를 보호하겠다는 목표다.

싱가포르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동남아시아 언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만드는 '씨 라이언(Sea-Lion)'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었다.

글로벌 주요 기업도 소버린 AI에 주목하고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는 지난 3월 실적발표에서 “모든 국가는 자신들만을 위한 소버린 AI 클라우드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인공지능의 두 번째 물결은 각국 정부가 고유한 언어와 문화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자체적인 AI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면서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선 네이버 역할이 주목받는다.

네이버는 2021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공개하던 시점부터 데이터 주권과 소버린 AI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공개한 '하이퍼클로바X'는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어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과 소버린 AI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는 지난달 25일 최수연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만나 소버린 AI 모델 구축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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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왼쪽)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자료 인스타그램 네이버 공식 계정 갈무리〉


최수연 대표는 또 지난달 18일 방한한 시스코 척 로빈스 회장을 만나 AI 모델 수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척 로빈스 회장은 네이버를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을 갖춘 글로벌 AI 기업이자 로컬 클라우드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