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도전하는 당권주자들이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모드에 돌입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경제와 민생, 민주주의 위기 등을 언급하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반면에 김두관 전 의원은 당내 다양성 회복과 분권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전 대표는 10일 오전 11시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중앙당사 2층에 마련된 당원존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이 대표가 지난 2년 동안 당원 민주주의 강화를 부각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당초 중앙당사는 보안을 이유로 당직자를 제외한 권리당원이 드나들기 어려웠지만 이 대표가 설치한 당원존은 현재 권리당원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대표는 출마 기자회견문에 다양한 내용을 담을 전망이다. 우선 총선 패배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고 이에 따른 실종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기후·경제·저출생 등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 민생 회복을 구현할 정책 대안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 혁신 방안 등 정당·정치 개혁 방안 등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국민의힘 당권주자나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면에 비명(비 이재명)계로 꼽히는 김 전 의원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 대강당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이 이곳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것은 세종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상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당내 다양성과 분권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화해와 통합, 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도 민주당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며 “김두관의 당 대표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 민주당에는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해 줄 제도와 장치를 강화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당의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하는 제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