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EU 무역장벽 탄소세 대응 위한 네 가지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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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한국IBM 컨설팅 파트너

대한민국은 수출 중심의 제조기업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기업 경영진의 주요 목표는 제품 탄소발자국 관리와 인증을 통해 탄소세 절감에 둬야 한다. 탄소세 절감을 위해 실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제품 탄소발자국 산정·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프라이머리 데이터·공급망 데이터 확보가 필수이며 글로벌 인증보고서 작성과 검증 절차도 준비해야 한다. 이 작업은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제조생산공정에서 발생(스코프 1)하는 탄소 내 재배출량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이며, 제품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실사용 에너지 데이터(스코프 2), 공급망 협력사에서 제공하는 탄소 배출량 데이터(스코프 3)에 대한 실탄소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 데이터는 추후 글로벌 3자 인증기관을 통해 현장실사, 데이터 검증, 추적,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우선, 프라이머리 데이터 확보는 제품식별, 생산공정 정의·계획 수립, 실데이터 수집·배출량 산정을 통해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탄소 국경조정제도(CBAM)를 토대로 공급망 실사법(CSDDD), 디지털제품 여권(DPP) 등 유럽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협력사에 공급망 제고·재생에너지 활용 신기술 개발을 요구 또는 지원하기 위해서다.

둘째, 글로벌 인증 심사 획득을 위해선 전 주기 평가(LCA) 기반 탄소배출 산출물, 전과정목록(LCI) DB, 인벤토리, 생산공정 설비, 폐기물·에너지, MES·ERP 등 20여종 이상의 산출물을 정확히 검증해야 한다. 제품 탄소발자국 계산, 탄소 배출량 데이터 검증 절차 등을 통해 검증 결과서·ISO 14067 기반 인증서 발급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셋째, 실탄소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 회계 관리를 MES·ERP와 연계해 구현해야 한다. 글로벌 기관(IFRS-ISSD/SEC)에서 요구하는 공시 의무 보고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다양한 글로벌 규제 관리·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통합 ESG 위험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중복투자를 제거하고 ESG 경영과 탄소세 규제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주요 수출 사업을 하는 대·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대응 시스템 체계를 보면 가장 중요한 실데이터 확보가 아닌 편의성만 추구한 키인(Key-in) 데이터를 중심으로 모니터링 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인증기관이 요구하는 데이터의 정합성, 투명성, 추적성을 요구하는 실데이터가 아닌 키인데이터 방식은 글로벌 인증을 받는 데 낭패를 불러온다. 결국 탄소세 패널티, 준비시간 소모, 중복투자 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프라이머리 데이터 확보를 위한 노력과 투자를 선행해야 한다.

또 공급망 협력 기업 입장에선 생산, 공정 비결, 원가 데이터 노출을 크게 우려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꼭 필요한 탄소 내 재배출량 데이터만 암호화해 전송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에서 추진 중인 GAIA-X*, CATENA-X** 등 데이터 표준 플랫폼과 EDC(Eclipse Data Connector)를 통해 연계되는 부분에도 대응하는 표준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 경영진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사활을 걸고 유럽 CBAM, CSDDD,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탄소 감축 전략, 재생에너지 신기술 개발 등에 대응해야 한다. 정부 산하 공공 기관과 제조업이 많은 울산, 경남, 경기·인천 등 지자체, 대한상공회의소 등도 중견·중소기업이 탄소세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투자, 예산 지원 등에 힘을 모아 대한민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권혁준 한국IBM 컨설팅 파트너 Hyoukjun.kwon@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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