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중앙대, 알츠하이머 발병 연관 타우단백질-모터단백질 상관관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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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신경세포와 타우단백질이 과인산화 된 신경세포에서 소포체-모터 단백질 복합체의 특징적인 수송역학 변화를 나타낸 그림.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강택 화학과 교수팀이 성재영 중앙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신경세포 내 모터 단백질의 운동 양상과 알츠하이머 발병 관련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에 대한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세포 내 모터 단백질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고 분석했다. 향후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신약 개발 및 효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강택 교수팀은 란타나이드를 포함하는 업컨버팅 나노입자(UCNP)를 사용해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나노입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학 동력학 연구에 천착해 '생명현상의 신비를 화학으로 푸는 이론화학자'로 알려진 성재영 중앙대 교수팀과 함께 최근 활발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신경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와 응집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타우 단백질은 세포 내부에서 여러 물질을 수송하는 '도로'로 사용되는 미세소관의 안정성에 관여한다. 하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과인산화될 경우, 미세소관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물질 수송을 방해한다. 세포 내에서 응집돼 독성물질로 작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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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강택 GIST 화학과 교수,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 이은상 GIST 화학과 박사, 김동희 중앙대 화학과 박사과정학생, 송요한 GIST 화학과 박사.

타우 단백질이 응집돼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면, 응집되지 않은 정상 타우 단백질이 인산화를 통해 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과인산화 및 응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징후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기존에는 비정상 타우 응집체를 제거하기 위한 약물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둔 연구가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다양한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살아 있는 세포에서 장시간 관찰하는 연구가 가능해졌다. 세포 수준에서의 질병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진단 및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장시간 이미징 및 추적이 가능한 업컨버팅 나노입자를 신경세포에 주입하고 소포체와 함께 모터 단백질에 의해 이동되는 나노입자의 속도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정상 세포에서의 움직임과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 된 세포에서의 움직임을 비교했다. 신경세포내 모터 단백질의 속도 변화에 대한 이론적 분석 모델을 개발한 바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타우 단백질을 과인산화시킴으로써 알츠하이머병과 모터 단백질의 속도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새로운 이론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타우단백질이 과인산화 된 신경세포에서는 소포체-모터 단백질 복합체의 미세소관상 단방향성 움직임이 제한돼 소포체 수송이 크게 느려지고 소포체 수송속도도 미세소관 마다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타우단백질 과인산화로 인해 야기되는 신경퇴행성 질환들의 새로운 메카니즘을 제시한 것이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경세포 내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에 의해 모터 단백질의 운동 양상과 속도 변화가 일어나는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었다”며 “향후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 정도와 알츠하이머의 발병 및 진행 정도, 치료제를 통한 정상 상태로의 회복까지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교수가 지도하고 이은상 GIST 박사와 김동희 중앙대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미국화학회에서 최근 발간을 시작한 '케미칼 앤 바이오메디칼 이미징' 저널 온라인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