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둔 가운데 추가 연장 여부를 두고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중 추가 연장 여부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1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재부는 입법예고 기간 등을 고려해 다음주 중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혹은 환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류세는 국제유가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던 2021년 11월 탄력세율을 적용해 인하됐으며, 9차례 연속 연장 중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25% 인하된 615원이 부과되며 경유와 LPG부탄은 37% 인하돼 각각 리터당 369원, 130원이 적용되고 있다.
기재부는 재원 확보와 물가 안정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법인세수가 예상보다 감소하면서 재원 확보 필요성이 시급하지만 2%대로 안정돼 가는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기준 누적 국세수입은 전년 대비 8조4000억원 감소한 12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가 12조8000억원 줄어든 가운데 부가가치세가 4조4000억원 늘어나며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다.
당초 세제실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4월에는 일몰될 것으로 예상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수를 15조3200억원으로 추계했다. 그러나 인하 조치가 2개월 더 연장되면서 관련 세수도 감소한 상황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 일몰에 대해서는 그 동안 수차례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몰 시점마다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물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하 조치를 연장했다. 그나마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면서 인하율을 37%에서 25%로 조정한 게 전부다.
이번 인하 조치 일몰을 앞두고 유가는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OPEC+는 감산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다. 통상적으로 유가가 2~3주 지나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석유류 가격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세수 확보 차원에서는 유류세 인하의 환원 조치가 필요하지만 아직 물가가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았다는 게 변수다. 5월 소비자물가는 2.7%로 4월(2.9%)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물가안정목표인 2%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율을 점진적으로 올려 물가 충격은 줄이면서 세수는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주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