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제조업체 보잉사의 항공기가 이번에는 이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했다. 전날 랜딩기어 오작동으로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쓸고 지나간 데 이어 이틀 연속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네갈 국제공항에서 이륙하던 에어세네갈의 HC301편이 이륙에 실패해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객기 안에는 승객 79명과 조종사 2명, 객실 승무원 4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사고로 기체에 불이 붙으면서 탑승자들 전원이 비상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기는 트랜스에어가 보유한 보잉 737-300기종으로, 1994년 제작된 구형 모델이다. 이번 사고는 아직 조사 중이며, 보잉사의 과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틀 새 3건의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같은 날 오전에는 튀르키예(터키)의 코렌돈 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37-800기가 지중해 연안 도시인 알라냐 인근 가지파사 공항에 착륙하던 중 타이어가 터져 승무원 6명을 포함한 19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항공사 측에 따르면 비행기 앞부분 랜딩기어(착륙장치)가 손상돼 벌어진 사고다.
앞서 전날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특송업체 페덱스의 화물기가 랜딩기어 오작동으로 앞바퀴가 열리지 않아 동체로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화물기는 보잉 767 모델로 알려졌다.
지난 1월 737-맥스9이 5000m 상공에서 기체가 뜯어진 사고와 관련해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보잉의 항공기가 이틀 새 3건의 사고에 휘말리면서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잉 내부 고발자들의 폭로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보잉 협력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에서 품질 검사관으로 근무했던 산티아고 페레데스는 미국 CBS 등 외신에 “(비행기 동체에서) 약 50~200개의 결함을 발견하는 데 익숙했다. 빠진 패스너, 구부러진 부품, 때로는 누락된 부품도 많이 발견됐다”고 폭로했다.
한편, 최근에는 보잉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 고발자 두 명이 사망해 언론이 주목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보잉사 품질관리 엔지니어 출신 존 바넷이 주차장에서 숨진 채 사망하는 가 하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에서 근무했던 조슈아 딘이 급성 감염병 MRSA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