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4시리즈가 일본 시장 출시 첫 달 만에 판매 3위에 올랐다. 일본 시장이 애플과 자국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본격 판매가 이뤄지는 올 2분기에는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일본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의 월간 판매 순위에 따르면, 갤럭시S24는 지난달 판매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 갤럭시S24울트라 512GB는 5위, 갤럭시S24 울트라 256GB는 10위다. 갤럭시S24 플러스(+) 모델은 일본에 출시되지 않아 집계에서 빠졌다. 일본 현지에 출시된 갤럭시S24시리즈 모두 주간 판매 상위 10위에 오른 셈이다. 1위와 2위는 아이폰14와 아이폰15가 각각 차지했다.
갤럭시S24시리즈는 지난달 3일부터 10일까지 사전 판매를 거친 뒤 그달 11일 정식 출시됐다. 사전 판매 기간과 정식 판매 기간을 합쳐 약 한 달 만의 성적표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일본 시장 점유율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적으로 평가된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샤프, 소니 같은 현지 브랜드가 강세를 보여 왔다. 최근에는 구글과 중국 업체 오포 등의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코트라에 따르면 작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51.9%), 2위는 샤프(10.9%), 3위가 구글(10.7%)이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6.3%로 4위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화면을 선호하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대형화면 기종이 탑10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24에 들어간 갤럭시AI기능이 크기의 제약을 극복할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분석했다.
갤럭시AI기능은 글로벌 갤럭시S24시리즈 판매율을 끌어올리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 AI가 갤럭시S24를 향한 소비자 관심도와 판매 상승세를 견인했다”면서 “자체 소비자 조사 결과 갤럭시S24 구매자 절반 정도가 AI 기능을 사용할 의도로 단말기를 구매했다고 응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시리즈와 갤럭시 AI 지원 모델 확대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일본 가격 비교 전문 사이트 카카쿠닷컴의 실시간 인기 단말 순위에서 갤럭시S24는 3위, 갤럭시S24울트라 모델은 7위를 유지 중이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