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원을 돌파한 무신사가 조만호-박준모 2인 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재편한다. 기존 글로벌, 신사업을 맡던 한문일 대표가 물러난 무신사는 슬림화된 의사결정 구조에서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특히 29CM 성장을 이끈 박준모 대표가 글로벌 사업을 맡아 플랫폼과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한문일 대표가 장기 휴직에 들어가면서 조만호-박준모 2인 대표 체제로 개편한다. 한 대표가 맡던 글로벌&브랜드 사업은 조만호 대표와 박준모 대표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담당하게 된다. 무신사는 이번 개편을 통해 한 대표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슬림한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해 대내외 시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가 복귀하면서 무신사는 조만호-한문일-박준모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개편한 바 있다.
글로벌 커머스 경험을 갖춘 박준모 대표가 글로벌 사업을 맡는다. 지난 2021년 합류한 박 대표는 구글, 아마존 등을 두루 거친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29CM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 받는다. 29CM는 지난 2022년 거래액 6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 2020년 대비 3배(274%) 이상 증가했다. 해외 시장 개척할 때 플랫폼이 선봉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박 대표가 주축이 돼 플랫폼 비즈니스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3년만에 경영에 복귀한 조만호 대표가 무신사스탠다드 등 브랜드 사업을 직접 챙긴다. 조 대표는 지난 2021년 경영에서 물러난 후 신진 브랜드 육성·컨설팅에 집중해왔다. 최근 나이키 무신사 입점을 이끌기도 했다.
무신사는 성장을 이끌던 한문일 대표가 떠나면서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가 대표 직을 수행하는 동안 무신사는 외형 확장은 이뤘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무신사는 2018년 사상 첫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연결기준 993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지난 2021년까지 영업이익(542억원)은 우상향했지만 한 대표가 단독 대표로 선임된 후 2022년 31억원으로 떨어지고, 지난해는 적자 전환하며 영업손실 86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신규 사업 추진과 글로벌 시장 개척·외부 투자 유치·기업 인수 등으로 무신사 외형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신사 관계자는 “보다 슬림해진 의사결정 구조를 십분 활용해서, 더 빠른 실행력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