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급감하면서 3월 국세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6조원 감소했다. 누적 국세수입은 2조2000억원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3월 국세수입이 전년 대비 6조원 줄어든 2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1분기 누적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23.1%로 작년(25.3%)보다 줄었고 최근 5년 평균(25.9%)보다 2.8%포인트(P) 낮다.
3월에는 특히 법인세 수입이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사업실적이 저조한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6000억원 감소하며 예견됐던 '법인세 쇼크'가 현실화됐다. 지난해 기업들의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코스피 상장사 45.0%, 코스닥 상장사 35.4% 감소했다. 적자 전환된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 14개, 코스닥 상장사는 94개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법인세 비중이 큰 기업이 영업손실을 보면서 타격이 컸다.
3월까지 누적된 법인세수는 1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5조5000억원 줄었다.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소득세에도 영향을 줬다.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세가 3월 기준 5000억원 줄어든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누계 기준으로는 지난해 18조5000억원에서 올해는 16조8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신고납부 증가, 환급 감소로 지난해 대비 3조7000억원 증가한 20조2000억원이 걷혔다.
기재부는 향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교통·에너지·환경세가 안정적으로 들어올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법인세는 4월 금융지주들의 납부 실적이 중요 변수로 꼽혔다. 부가세는 소비 회복세에 따라 세수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당국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올해 4월에 일몰되는 것을 전제로 예산을 편성했으나 중동 사태 급변으로 인해 6월로 종료 시점이 미뤄졌다.
기재부는 3월 법인세 감소가 또다시 대규모 세수펑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지난해 예산을 편성할 때 '상저하고'를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경제 회복 시점이 미뤄지면서 2023년 말 결산 법인들의 실적이 저조했다”며 “1분기 GDP가 반등했고 그에 따른 영향이 8월 법인세 중간예납에 나타나기 때문에 8월까지는 가야 연간 국세수입 규모가 파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과장은 “4월부터는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성과급 등 전년도 영향을 받는 세금은 줄어들고 올해 영향을 받는 세금이 커지는데 올해 경기가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