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이건우)은 장진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의 배터리를 초음파로 무선 충전할 수 있는 압전 소자 기반 고성능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세계 최초로 30mAh 배터리를 무선 충전으로 1시간 20분 내에 완충이 가능한 기술이다. 향후 다기능 삽입형 의료용 전자기기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수술 없이 인체 내 의료기기에 부착된 배터리를 초음파를 활용해 무선으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고성능 무선 전력 전송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주로 내부 구조 마찰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마찰 전기 발전기 방식'과 압력을 가해 전기를 생성하는 '압전 발전기 방식'이 활용된다. 이 가운데 비교적 일정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초음파 무선 전력 수신기의 소형화가 쉬운 압전 발전기 방식이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를 위한 배터리 충전에 적합하다.
그러나 대부분 수신 압전 발전기의 소재와 구조에 관한 연구만 집중하고 있어서, 송신 초음파에 의해 형성되는 음장의 형태와 압전 발전기 크기·모양의 최적화가 미흡해 발전으로 생성되는 전력이 매우 작아 상용 배터리를 빠르게 완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론적 해석과 실험을 수행해 초음파 기반 고효율 에너지 변환 송수신기 제작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발견했다. 가능한 넓은 영역에 초음파가 집중적으로 모이도록 설계해 송신기를 만들고, 송신한 초음파의 에너지가 주로 모이는 영역과 크기가 동일한 직사각형 형태의 수신기를 제작했다.
30mAh 상용 배터리를 대상으로 무선 충전 송신기와 수신기(압전 발전기) 사이에 50㎜ 간격을 두어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배터리의 완충까지 물에서는 1시간 20분, 생체조직(돼지)에서는 1시간 50분이 소요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발표된 초음파 기반 무선 전력 전송 기술 대비 최소 6.6배의 단위면적당 전력 생성 효율을 보여주며, 송수신기 사이의 거리가 50㎜ 떨어져 있을 때 30mAh의 상용 배터리를 완충하는 실험 결과는 아직까지 보고된 적이 없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장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로 무선 전력 전송 분야의 원천적 문제를 초음파 전문가의 시각에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향후 고효율 전력 반도체와 배터리 제어 반도체 등을 개발할 수 있는 반도체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상용 배터리를 1시간 안에 완충할 수 있는 초음파 기반 고성능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DGIST 그랜드챌린지연구혁신 프로젝트(P-CoE)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에너지 공학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나노에너지(Nano Energy)'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