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의 글로벌 3대 국가 도약을 목표로 집중 투자와 함께 동맹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에 속도를 올린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우일 부의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바이오 △퀀텀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이니셔티브를 심의·의결했다.
그동안 정부는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의 주권 확보와 미래시장 주도를 위한 국가 이니셔티브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번 회의는 민·관이 함께 이를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으로 확정하기 위한 것으로, 기술별 민·관 협력 과제 등 구체성을 담고 있다.
AI 반도체 이니셔티브는 우리나라 AI 가치사슬 분야별 강점과 요소기술 분석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역량을 결집해야 할 구체적인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전문·특화영역 AI와 미개척 첨단 AI 기술 선점 차원에서 기존 생성형 AI의 한계를 뛰어넘는 범용 AI(AGI) 등 차세대 AI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기존 성능을 유지하는 경량·저전력 AI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AI 반도체 기술혁신은 메모리에 AI 연산 기능을 적용하는 프로세싱인메모리(PIM)를 통해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하고, D램과 비휘발성 메모리(NVM) 등에 PIM 기술을 적용해 연산속도는 높이면서 사용 전력은 획기적으로 낮춰 나간다.
또 한국형 AI 프로세서인 저전력 K-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는 한편 인간의 뇌 구조를 모사한 뉴로모픽 AI 반도체 세계 최초 상용화에 도전하고, 최근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와 반도체의 유기적 융합 기술생태계 구축을 위해 국산 AI 반도체가 적용된 클라우드를 고도화하는 'AI 슈퍼컴퓨팅(K-클라우드2.0)'을 추진한다. 국산 AI 반도체의 효율적 제어를 위해 차세대 개방형 AI 아키텍처·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AI 반도체 생태계 완성을 목표로 지원을 강화한다.
이들 목표 실현을 위해 범국가적 추진체계인 '국가AI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산·학·연·관 역량을 결집할 방침이다.
첨단바이오 분야는 데이터와 AI, 바이오가 결합한 디지털 바이오를 주력 분야로 집중 육성한다. 바이오 소재·의료 등 산재된 바이오 데이터의 통합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데이터셋으로 가공·표준화해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한편 인체 분자 표준지도 구축과 유전자·신약 AI 플랫폼 개발 등 데이터 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산업을 바이오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바이오 부품 설계·합성·초고속 스크리닝 기술 등 합성생물학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바이오파운드리 구축도 추진한다.
국방·안보에 높은 파급력을 가진 양자과학기술은 △퀀텀 핵심기술 △퀀텀 엔지니어링 △활용 및 서비스 등 3개 축을 기준으로 9대 중점기술을 제시하고 집중 지원에 나선다.
우선 핵심기술로는 양자컴퓨터 기반이 되는 퀀텀 프로세서(QPU), 산업과 학문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퀀텀 알고리즘·SW, 양자기기 간 연결을 위한 퀀텀 인터넷, 차세대 퀀텀 암호통신 등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간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양자상태 측정·제어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QPU 소자 설계·제작을 위한 공정기술,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융합·활용을 위한 디지털-퀀텀 하이브리드 기술을 집중 지원한다.
이러한 중점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는 내년도 양자과학기술 예산을 올해 대비 약 2배 이상 확대함으로써 연구개발(R&D) 전략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역량 결집을 위한 개방형 퀀텀 연구 허브 구축, 퀀텀 선진국과의 글로벌 협력 기반 및 글로벌 선도대학과의 공동 연구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양자과학기술 수준을 현재 65% 수준에서 80% 이상으로, 양자기술 공급·활용업체를 500개까지 확대 추진한다.
특히 양자과학기술의 체계적이고 전략적 지원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수요 부처,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양자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간-정부-연구계 상시 소통 채널로서 활용할 계획이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