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가 가상자산 경기 호황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매달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인원을 늘리고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내보냈던 인력을 다시 데려오는 등 회사 정상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지난달 결산 기준 약 1억~2억원 수준 영업이익을 냈다. 구조조정이 있었던 지난해 말 11월에는 3000만원 안팎 영업이익을 냈다. 11월의 경우 해고수당 등 일시적 비용이 반영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수익성이 개선됐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고팍스의 월평균 거래량은 대략 600억~75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1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고팍스의 경우 비트코인(BTC)를 비롯한 메이저 4종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는 면제지만, 신규 프로젝트를 비롯한 알트코인 거래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는다. 전반적인 거래 볼륨이 늘어나면서 고팍스로 들어오는 수수료 수입도 늘어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이다.
특히 고팍스는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에어드롭 알짜'로 꼽힌다. 이용고객이 경쟁사 대비 적은 덕분에 프로젝트사가 푸는 마케팅 물량을 받아갈 가능성은 높다는 해석이다.
또한 고팍스는 코인의 상장심사 과정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커뮤니티'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따진다. 프로젝트의 신뢰도 검증과 동시에 해당 인구가 자연스럽게 고팍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마케팅을 기획을 함으로써 투입 대비 효율 높은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다. 타사들 대비 니치마켓을 노리면서 차근차근 고객층을 쌓아왔다는 것이 고팍스 설명이다.
고팍스의 경영 정상화는 바이낸스가 보유한 지분비율을 낮추는 데 긍정적이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말 기준 고팍스 지분 72.26%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는데,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유지에 대주주의 존재가 악영향이라는 해석에 따라 올해 중으로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거래가 성사될 경우 신규 투자유치 자금 상당수는 '고파이' 문제 해결에 사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거래소 FTX 사태와 고파이 운용사 제네시스의 재무 악화로 인해, 국내 고파이 투자자들은 투자한 566억원 상당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가상자산 시세가 크게 오르면서 이들에게 돌려줘야 할 가상자산의 가치도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바이낸스로부터 빌린 차입금과 더불어 고팍스의 대차대조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파이로 인해 발생한 채무를 고팍스 지분으로 전환함에 동의하는 고객분들이 10%를 넘어섰고, 채권액을 특정하는 데도 17% 이상 동의를 받은 상황”이라며 “리스크가 해소돼야 투자를 받아 변제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시고, 많은 투자자분들이 동의를 해주고 계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