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대신 내드려요”… 日 퇴직대행 서비스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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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퇴직 대행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퇴직 대행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신입사원이 잇따라 퇴직 대행 서비스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퇴직 대행 업체는 회사 측에 사표를 건네며 '본인과 절대로 직접 연락 금지', '개인 물건은 우편 착불로 보내거나 버려달라'는 내용 등을 고지한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미용기업에 취직한 한 20대 여성은 입사 전 회사로부터 머리색이 자유로워도 된다고 들었으나 입사식 직전에 검은색으로 염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에 거부하자 입사식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이에 퇴직 대행 업체에 전화를 걸어 수속을 진행시켜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변호사의 감수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 형태에 따라 정규직이나 계약 사원인 경우 2만2000엔(약 19만7920원), 아르바이트인 경우 1만2000엔(약 10만7956원)이다.

2022년 3월에 사업을 개시한 이후 총 의뢰 건수는 지난 2년 만에 8000건을 넘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의뢰 건수는 모두 545건으로, 이중 신입사원의 의뢰 건수는 약 8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5월 52건 대비 53.85% 늘었으며, 퇴직 이유로 '취업환경이 입사 전에 듣고 있던 것과 다르다'가 가장 많이 꼽혔다.

업계에서는 신입사원들이 퇴직을 결심하는 이유 중 “취업 환경이 입사 전에 듣던 것과 거리가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고 짚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른 사람이 일하는 모습과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비교하면서 자신이 일하는 환경에 위화감을 느끼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 이용자의 60%는 20~30대의 젊은 층이지만, 최근에는 5060 베테랑 세대의 의뢰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몸이 안 좋아 퇴직하려는 70대 남성이 회사로부터 퇴직을 거부당하자 퇴직 대행 서비스 의뢰하기도 했다고 한다.

업체 대표는 “젊은 사람을 중심으로 향후에도 퇴직 대행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이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과 타협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추세가 확산하고 퇴직 대행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