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탈북민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청년 공학자입니다. 북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던 경험과 한국에서 재료 공학 박사를 취득한 것을 기반으로 국방·안보·과학기술 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박충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는 북한 체제의 불합리함을 스스로 깨닫고 탈북을 결심했고, 이후 한국에 와서 서울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분야 박사를 취득했다. 최근까지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 최근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발탁됐다.
박 후보는 “한국에 온 이후 학업에만 집중해왔으나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싶다는 생각은 늘 항상 갖고 있었다”며 “한국에서의 삶 자체가 많은 분 도움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재영입 제안을 받고 며칠 밤을 고민했다는 그는 “자유민주주의,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정치 입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도전에 주위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갈렸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유형의 탈북민 정치인이어서 기대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면서도 “편안한 삶을 버리고 왜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냐, 정치판에 들어가면 오염된다, 내가 알던 박충권이 달라질까봐 우려된다 등 걱정도 많이들 해주셨다”고 했다.
박 후보는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아 국회 입성이 유력하다. 이미 탈북자 출신의 의원은 조명철, 태영호, 지성호 의원 등 여럿이다.
그는 “앞선 선배님들이 탈북민의 권익 향상,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 등에 노력을 많이 하셨고, 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저는 탈북민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공학자이다. 과학기술, 산업, 남북관계, 안보,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첨단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 후보는 “재원, 인력 모든 면에서 따라가기 어렵다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글로벌 협력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 차원에서도 국제협력연구와 전략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제도 지원, 예산 배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 및 조세 개혁, 노동시장 개혁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공계 인력난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표했다. 그는 “학생들의 의대 선호를 강제적으로 줄일 수는 없겠으나 글로벌 기술패권시대에 이공계 인재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인공지능(AI), 양자, 첨단바이오 등 3대 게임체인저는 기존 직업의 가치 사슬을 바꿔놓을 것이다. 이에 대한 교육 및 R&D 제도 개편으로 이공계 인재 양성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국정원 대공수사권 회복 개정안 발의 △스타이펜드(연구생활장학금) 대폭 확대,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등 젊은 과학기술자 적극 지원 △우주항공청의 조속한 안착 지원 등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북한도 우주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주항공청이 5월 27일 출범 예정인데 조직 안정화, 예산 확보, 장기프로젝트 등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박지호 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