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극자외선(EUV) 공정 단계를 줄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장비가 세계 주요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에 채택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부터 이 장비 매출이 2.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센튜라 스컬프타' 매출이 출시 1년 만에 2억달러(약 2600억원)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부터는 연간 5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센튜라 스컬프타는 어플라이드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다. 이온 빔을 이용해 회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늘리거나 제거하면서 회로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EUV 노광을 여러 번(멀티 패터닝) 할 필요가 없어, 공정 단계를 단축시킬 수 있다.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뿐 아니라 반도체 제조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TSMC와 인텔이 EUV 라인에 도입했으며, 삼성전자도 4나노미터(㎚) 공정에서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어플라이드는 올해 센튜라 스컬프타에 '브릿지 결함 제거' 기술을 추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브릿지는 반도체 회로 간 불필요한 연결을 의미한다. 노광 공정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로, 반도체 칩 수율 저하를 야기한다.
어플라이드는 센트류 스컬프타의 이빔 기술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길용 어플라이드코리아 기술 마케팅·전략프로그램 총괄은 “신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주요 고객사와 2㎚에서 평가하고 있다”며 “회로 간 간섭을 최소화해 초미세 회로를 구현하려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플라이드는 이날 2㎚ 이하 첨단 반도체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장비도 공개했다.
'프로듀서 XP 파이오니어'는 제조 공정에서 회로가 잘못 깎이거나 구조가 틀어지는 것을 막아, 매끈하고 견고한 회로를 구현하도록 한다.
'아셀타'라는 장비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토대로, 공정 전·후를 비교하면서 초미세 회로가 당초 설계대로 구현됐는지를 계측한다.
EUV로 구현된 회로가 단선·단락되지 않도록 조처하는 'Sym3 Y 매그넘'도 공개했다.
박광선 어플라이드코리아 대표는 “EUV나 차세대 EUV(하이 NA)로 새긴 회로가 잘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준비해왔다”며 “반도체 제조사의 비용 절감과 로드맵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해 나노미터를 넘어 '옹스트롬(0.1㎚)' 시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