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사 쏠리드가 국내 중소·중견기업 최초로 오픈랜 장비 국제인증을 받았다. 한국 오픈랜 국제공인시험소(Korea OTIC) 개소 후 첫 성과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오픈랜 생태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쏠리드는 인증 받은 장비로 독일 분데스리가 통신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해외진출에 본격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통신사·장비사 등 오픈랜 산업계와 함께 K-OTIC '중소기업 1호 오픈랜 장비 국제인증 발급 기념식'을 개최했다.
쏠리드가 개발한 오픈랜 무선장치(O-RU)는 국제표준화 단체인 O-RAN 얼라이언스 기준을 충족해 '적합성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으로 국내·외 통신사는 별도의 적합성 시험을 수행할 필요없이 해당 장비를 자유롭게 도입할 수 있다.
다양한 제조사의 장비를 상호 연동할 수 있는 오픈랜 기술 특성상 장비 상용화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타사 장비와 상호운용성이 보장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국내 기업이 오픈랜 장비를 개발해도 국제인증을 받으려면 해외 OTIC을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개소한 K-OTIC를 통해 자체 시험·검증이 가능해지면서 국제인증을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인증은 국내 1호 적합성 인증서 발행이다. O-RU 글로벌 인증으로는 12번째다. 앞서 대만 7개, 중국 3개, 일본 1개씩 글로벌 적합성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오픈랜 1호 국제인증 획득은 정부의 오픈랜 활성화 정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시험인증 기술, 쏠리드의 기술 개발 투자가 어우러진 민관 협력 성과”라고 말했다.
쏠리드는 인증받은 소출력 O-RU 장비를 활용해 빌딩·경기장·쇼핑몰 등 실내 커버리지 구축 사업에 진출한다. 특히 독일 통신사 1&1과 함께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홈구장의 통신 서비스 현대화 프로젝트 사업자에 선정됐다. 쏠리드는 3.5㎓ 장비 외에 단독모드(SA), 비단독모드(NSA)를 모두 지원하는 Sub-3㎓ 대역 제품도 확보하는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K-OTIC은 이번 1호 인증 발급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다양한 오픈랜 장비에 대한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기업의 장비 간 상호운용성 검증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오픈랜 실증사업'에서도 장비 성능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민관 협의체인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정기총회도 열렸다. ORIA는 올해 오픈랜 장비 국제인증 활성화와 TTA 표준화포럼 지원 단체로 선정돼 오픈랜 국제표준화 대응에 나선다.
ORIA는 국제협력 일환으로 6월 중순 O-RAN 얼라이언스 F2F 미팅을 국내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에 맞춰 ORIA에서도 자체적으로 오픈랜 심포지엄 2024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