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후 역대 최고액인 72억달러(9조7000억원) 규모 인프라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간 정상외교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2일 삼성E&A와 GS건설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가 사우디 동부 주베일 인근 지역에서 추진하는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 처리 용량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삼성E&A는 가스처리시설을 건설하는 패키지 1번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패키지 4번을 수행한다. GS건설은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맡았다.
우리나라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한 이후 역사상 최대규모 수주액이다. 이전 최고액은 작년 6월 수주한 아미랄 프로젝트(50억달러·6조7000억원)다. 전 세계 해외건설 수주 사업 중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2009년·191억달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2012년·77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삼성E&A도 창사 이래 최고액인 약 8조원을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GS건설도 약 1조6000억원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로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일까지의 해외건설 수주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61.1억달러)의 두 배를 넘은 127억2억달러를 넘어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올해 수주 목표인 400억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고 인프라 분야에서 대규모 경제협력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같이한 데 이어, 작년 10월에는 사우디 국빈 방문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건설·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양국 정상 간에 구축된 굳건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사우디 아람코, 국부펀드(PIF), 네옴 등 주요 발주처의 인프라, 플랜트, 스마트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추진되는 석유화학 플랜트, 철도 등 교통인프라, 해수 담수화 시설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수주도 정부, 공기업, 금융기업 등이 원팀으로 지원함으로써 정상외교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