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미스트롯3’ 정서주·배아현·오유진 “논란? 우린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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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아현·정서주·오유진, 사진=비스타 컴퍼니

국내 가요계에 트로트 붐을 몰고 온 장본인이자 현재 방송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트롯’의 세 번째 시즌이 마무리됐다.

‘미스트롯3’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을 꼽자면, 바로 젊은 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최종 진을 차지한 정서주는 2008년생의 고등학생이며, TOP7에 오른 배아현, 오유진, 미스김, 나영, 김소연, 정슬 역시 배아현을 제외하면 모두 2000년 이후 출생자다.

또 유일한 90년대 출생인 배아현도 1996년생으로 트로트 업계에서는 굉장히 젊은 축에 속한다.

트로트라는 장르의 특성상 트로트 가수는 긴 호흡을 가지고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바로 향후 50년은 트로트 업계를 이끌어갈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로트 반세기를 이끌어갈 주인공이자, ‘미스트롯3’의 진선미에 빛나는 정서주, 배아현, 오유진에게 ‘미스트롯3’의 뒷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미스트롯3’가 끝나고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인기를 체감하나요?

배아현: 쉬는 날 등산을 갔는데, 생얼에 편한 차림이라 사람들이 절 못 알아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등산하던 아주머니가 알아봐서 당황한 적이 있어요. 또 고깃집에 갔는데 사장님이 알아보고 응원했다면서 된장찌개를 서비스 주기도 했어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더니 리필까지 해줬어요. 하하!

오유진: 저는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축구부 친구가 있었는데, 이번에 제가 ‘미스트롯3’에 나가면서 그 친구가 저를 투표했다고 해서 친해졌어요. 운동부 친구들이 저를 연예인으로 봐줘서 좋아요.

정서주: 저도 학교에 갔는데 ‘최연소 진’이라고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어서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사진 요청하고 사인 요청이 많이 와서 그때 제일 실감이 난 것 같아요. 학교 친구들이 엄마가 좋아한다면서 다 다가와서 인기를 체감했죠.

배아현: 사실 오늘도 방금 편의점에 갔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저희를 알아보고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군고구마를 줬는데 정말 맛있게 잘 먹었네요.

Q. 정서주 씨는 길에서 용돈도 받은 적이 있다고요?

정서주: 학교 마치고 하교하는데 4, 50대쯤 돼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정서주 선생님!’이라고 저를 부르더라고요. 그리고는 용돈을 꺼내서 주시는데,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치며 한사코 사양했는데도, 끝까지 주시더라고요. 결국 고마운 마음으로 받고 친구와 맛있는 걸 사 먹었어요. 하하.

Q. 돈 이야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상금은 받았나요?

정서주: 상금은 아직 입금이 안 됐어요. 대신 상품은 도착을 해서 건강식품은 할머니 드렸고, 침대는 아빠가 무조건 자기 것이라고 해서 아버지 드렸어요. 피부 마사지 기기는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매일 쓰고 계시고요.

상금은 받으면 부모님 여행 보내드리고 할머니 병원 보여드리려고 해요. 나를 위해서 사용한다면, 기타를 사고 싶어요. 아직 칠 줄은 모르는데, 일단 사면 배울 거 같아서 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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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주, 사진=비스타 컴퍼니

Q. 혹시 같이 고생한 동료인 배아현, 오유진에게는 한턱을 사거나 선물을 할 생각은 없나요?

배아현: 선물 이야기는 없었고, 서주가 저와 따로 약속한 게 있어요. 방송 중에 제가 서주에게 ‘네가 진을 할 것 같다’라고 했는데, 서주가 ‘그럴 리가 없다. 내가 진을 하면 언니에게 10억을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서 저는 진을 하지 못했어도 행복해요. 하하!

정서주: 이건 조금 해명이 필요한데요. 왜 그런 말을 했냐면 그때는 정말로 진을 할 거라고 상상도 못해서…. 말을 실수했네요.

Q.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사실 정서주 씨와 배아현 씨의 최종결과와 관련해 논란도 있었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배아현: 서로 이 친구가 얼마나 잘하는 줄 알고 있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우리끼리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또 그때는 TOP7이 돼 행복한 게 컸고요.

사실 그런 논란은 아무 상관이 없는 게, 앞으로 우리 TOP7이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도 저 개인적으로도 ‘배아현이라는 가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라는 출연 목표를 이루기도 했고요. 등수 상관없이 함께 노력해서 이룬 것 같아서 그런 논란에는 크게 신경지 않고 있어요.

정서주: 우리뿐만 아니라 TOP7이 다 행복했어요. 저도 정말로 누가 진이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고요. 아현 언니와 손잡고 있는 순간에도 그냥 아무 생각 없었어요. ‘끝났다’, ‘후련하다’ 그 생각뿐이었죠. 훌륭한 언니들과 함께 해서 행복했어요.

Q. 15살이라는 나이로 이렇게 큰 무대에서 우승을 한다는 게 엄청난 일이긴 해요. 최연소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부담이 되거나 힘든 순간도 있었나요?

정서주: 사실 경연프로그램에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라서 댓글과 악플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처음에는 마음에 많이 담아뒀는데 계속 보다 보니까 익숙해지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무대에 오를 때는 혹시나 관객들이 악플처럼 생각할까 봐 더 신경 써서 라이브를 준비하고 있어요.

Q. 다른 분들도 악플에 시달린 적이 있나요? 그럼 어떻게 극복을 했죠?

배아현: 저도 처음에는 엄청 상처받았어요. 이 친구는 큰 프로그램부터 시작해서 더 고생을 했을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죠. 그래서 ‘일단 끊어라. 그 사람은 너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이 아무 말이나 하는 거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조언해줬어요. 자기 스스로만 믿고 나가면 된다고요.

오유진: 극복이라기보다, 저는 성격 자체가 그런 걸 담아두는 편이 아니긴 해요. 처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도 ‘노래를 왜 저렇게 부르지’라는 말을 들었는데, 별 관심이 없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미스트롯3’에 나오면서 이전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걸 많이 걱정했는데 팬들의 사랑으로 극복한 거 같아요.

또 항상 엄마와 할머니가 모니터링 하면서 심한 악플은 미리 차단하거나 신경 쓰지 말라고 해줘요. 자랑스러운 손녀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것에 기죽지 말라며 응원을 해줘서 격려가 많이 됐어요.

배아현: 저희도 사람인 이상 상처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안 보려고 하는데, 어쩌다 보면 우울해지고 그런 것의 반복이죠. 그럴 때는 산을 타거나 강아지와 산책을 하거나 그러면서 잊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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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현, 사진=비스타 컴퍼니

Q. 그럼 ‘미스트롯3’에 출연한 걸 후회하나요?

배아현: 절대 후회는 안 하고, 오히려 너무 감사하죠. ‘미스트롯3’에 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끝까지 무명 생활을 했을 것 같아요.

정서주: 저도 후회는 안 해요. 저도 ‘미스트롯3’에 나오지 않았으면 계속 유튜브를 하고 있었겠죠.

오유진: 저도 후회 안 해요. 제가 자신 있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렸으니까요. 또 저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늘어서 감사해요.

Q. 다들 아직 젊은 나이인데, 혹시 나중에 트로트 이외의 장르에도 도전해볼 생각이 있나요?

오유진: 저는 다른 장르보다는 연기나 아예 다른 분야를 해보고 싶어요. ‘방과 후 설렘’은 힘들기도 했고, 스스로 아이돌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굳이 그쪽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가수로는 트로트를 가장 하고 싶어요.

정서주: 저는 기회가 된다면 트로트뿐만 아니라 팝이라든가 장르를 불문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배아현: 저도 정통 트로트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정통 트로트를 더 갈고 닦을 생각이에요.

Q. 그런데 오유진 씨는 롤모델이 트로트 가수가 아니라 아이유라고 적혀있네요?

오유진: 원래는 설운도 선생님이 롤모델이었는데, 아이유 선배님이 다양한 활동을 하잖아요. 그런 모습에 반한 것도 있고, 배우도 해보고 싶고, 특히! 아이유 선배님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콘서트를 한 솔로 여가수잖아요. 저도 언젠가는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서 롤모델로 꼽게 됐어요.

Q. 배아현 씨는 가수가 된 계기가 상당히 특이하다고 들었어요.

배아현: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나와서 노래 부를 사람?’이라고 하니까 제가 손을 들고 나가서 노래를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또 남는 자유시간에는 CD나 카세트 테이프를 가지고 와서 이걸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며 놀고 그랬어요. 제 그런 모습을 보고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아현이는 공부보다 노래 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진로 상담을 했다고 해요. 그래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식이 공부를 하는 걸 더 바랐는데, 제 사주를 보고 노래 쪽이 맞다는 풀이가 나오자 그 다음부터는 나갈 수 있는 모든 노래 대회에 다 나갔죠. 그러다가 ‘히든 싱어’라는 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왔는데, 제가 가장 존경하는 주현미 선생님 편이었어요. 하필 녹화일이 수학여행 기간이었는데,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주현미 선생님을 보기 위해 ‘히든싱어’에 나갔죠. 그걸 계기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Q. 배아현 씨도 아직 20대고 젊은 나이인데, 정서주, 오유진 씨가 워낙 어린 나이다 보니 세대 차이도 있을 것 같아요.

정서주: 지금까지 그런 걸 못 느꼈는데, 방금 좀 느꼈어요. 카세트 테이프라고요?

(※이후 카세트 플레이어와 테이프를 본 적도 없다는 정서주와 오유진을 향한 배아현의 설명겸 해명이 잠시 이어졌다.)

배아현: (정서주와 오유진) 둘이 막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가만히 들어보면, 그렇게 웃기지 않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런데 둘은 웃어요. 저 나이대는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나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런 걸 보면 확실히 세대차이가 있구나 싶긴 해요.

(※실제로 정서주는 인터뷰 도중 배아현의 얼굴을 보고 아무 이유 없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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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사진=비스타 컴퍼니

Q. 그런데도 다 같이 트로트라는 장르를 하고 있네요. 이런 걸 보면 트로트가 정말로 세대를 통합하는 장르 같아요.

정서주: 맞아요. 트로트를 하기 전에는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 시작하고 보니까 트로트 안에서 또 다양한 장르로 분화가 됐고, 이제는 모든 연령층이 다 좋아할 장르가 된 것 같아요.

오유진: 저도 할머니랑 지내면서 들은 건데, 불러보니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슬픔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장르 같아요. 트로트가 젊어지고 그 안에 제가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배아현: 트로트는 인생을 노래하는 유일한 장르이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어 제가 ‘미스트롯3’에서 불렀던 설운도 선생님의 ‘잃어버린 30년’도 이산가족 이야기잖아요. 트로트에는 그런 인생을 담은 노래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공감도 잘되고, 매력도 크고요.

오유진: 트로트가 신나는 음악도 있고, 감동을 주기도 해서 더 돋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 매력이 없었으면 저도 없었을 것 같고요. 그런 다채로운 매력이 장점같아요.

정서주: 트로트가 굉장히 다채롭게 변한 것 같아요. 그냥 성인 가요가 아니라 발라드, 라틴, 팝, 락 등등 여러 장르가 트로트랑 결합돼 불리잖아요. 그래서 더 흥미를 갖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은 이걸 빼놓을 수 없는 거죠. 팬에 대한 한마디 부탁드려요.

배아현: 결승전에 올랐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모든 무대를 다 응원해줬고, 팬들도 많이 응원해줘서 버틸 수 있었어요. 팬분들이 힘내라고 소고기도 보내주고 그랬거든요.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오유진: 저는 ‘트롯전국체전’에서부터 저를 응원해준 팬분들이 계셨어요. 그 다음으로 ‘방과 후 설렘’이라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그때도 변함없이 응원을 해주셨고, 이번 ‘미스트롯3’에서도 한결같이 응원해주셨어요. 정말로 너무 감사해요. 오디션 프로그램이 짧은 시간이 아니잖아요? 몇 개월 동안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그런 게 정말 감사해요.

정서주: 우리 팬들도 제가 유튜브 할 때부터 응원해주고, 플래카드도 걸어주고….

배아현: 서주는 ‘미스트롯3’할 때 트럭 전광판도 왔어요. 트럭 전광판이 온건 출연진 중에 서주가 유일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기가 많이 죽었죠. 하하.

정서주: 그래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노래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팬분들이 응원해주고 저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힘도 나고, 한편으로는 제가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껴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노래, 좋은 무대로 꼭 보답해 드릴게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