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유연하게 움직이다가도 충격을 받으면 더욱 강도가 세지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의 내구성을 높이거나 반복적으로 접었다 펴야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이상적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세드(UC 머세드) 연구팀은 충격을 받거나 늘어날때 더 강해지는 적응형 내구성을 가진 유연한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화학회(ACS)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옥수수 전분 혼합물의 독특한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옥수수 전분과 물을 섞은 후 천천히 저으면 숟가락이 쉽게 움직이지만 숟가락을 들어올려 찌르면 마치 딱딱한 표면을 찌르는 것처럼 숟가락이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가해지는 힘에 따라 가단성(고체가 외부의 충격에 깨지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이 강해지는 적응형 내구성 때문이다.
연구팀은 4가지 폴리머 용액을 결합한 수용액을 만든 후 이 혼합물을 넓게 펴고 건조시켜 전도성 고분자 필름을 만들었다. 양전하를 2개, 음전하를 2개 갖는 4개의 폴리머가 서로 엉켜있는 형태로 공 모양의 미세구조로 뭉쳐지면서 충격 에너지를 흡수한다.
일반적으로 전기전도성을 가지는 금속 재료는 일반적으로 단단하고 뻣뻣해 부서지기 쉽다. 하지만 새롭게 개발된 재료는 폴리머 소재로 만들어져 신축성이 있고 전기 전도성을 가지면서도 사용 중 충격을 받을 수록 더 신축성이 있고 단단해지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소재가 스마트워치용 밴드나 후면 센서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심혈관 센서, 연속 혈당 모니터링 기기 같은 건강 모니터링용 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소에는 사용자의 일상적인 움직임에 따라 충분히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기기를 떨어뜨리거나 세게 부딪히는 충격을 받더라도 손상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