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와 대화 자리 마련”…교수 “증원 철회 없으면 무의미”

중대본 “행정처분 유연한 처리 검토”
개원의 수련병원 진료 한시적 허용
전의교협 “정부 변화 긍정적이지만
입학정원 확대 중지해야 대화 참여”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하는 등 의·정 갈등 해빙모드 전환을 시도한다. 또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개원의도 수련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증원 철회'를 대화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예정대로 집단 사직을 강행했다.

2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기간 동안 소속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의사 진료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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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개원의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아닌 수련병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진료하거나 수련병원 소속 의사가 퇴근 후 응급연락을 받아 외부에서 전자의료기록에 원격 접속 후 처방하는 행위가 가능해 진다. 동시에 이날부터 약 60개 의료기관에 군의관 100명, 공중보건의 100명 등 총 200명을 추가 파견한다. 은퇴 예정이거나 은퇴한 의사까지 재고용에 나서면서 전공의와 의대 교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공백 해소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비상진료체계 강화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의사단체와 대화도 타진한다. 특히 지난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의대교수협의회와 만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전공의 행정처분의 유연한 적용 검토를 주문하는 등 국면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역시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은 물론 의사단체와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른 시일 안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면서 “의료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행정처분에 대한 유연한 처리방안을 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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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전향적 움직임에도 의사단체들은 '증원 철회'를 고수했고, 전국 의대 교수들은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총회장은 이날 연세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전공의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의료계와 건설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중지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입학정원 재검토 의지가 있다면 당연히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이 소속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사직 결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 구로, 안산) 교수들은 단체로 사직서를 냈으며,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일괄 사직서를 냈다. 울산의대 교수들은 이날 수련병원 교수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고,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26일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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