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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이저나인 제공

“신마다, 현장마다 늘 도전이었던 작품과 함께 더 좋은 모습을 위해 스스로를 다듬어가고자 한다” 배우 김동준이 군 공백 이후 첫 복귀작 '고려거란전쟁'을 마무리지으며, 배우로서의 새로운 열정행보를 다짐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열연한 배우 김동준과 만났다.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서용수)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담은 대하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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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은 주요 역할인 현종(왕순) 역을 맡아 활약했다. 군 공백 이후 첫 복귀작이자, 긴 호흡의 단단한 서사감을 지닌 사극 첫 도전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를 모두 받았던 그는 스타일링 측면은 물론 점점 성장해가는 캐릭터의 면모와 함께 시청자들을 제대로 설득하고 몰입시켰다.

고려황실의 사생아에서 하루아침에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나 몽진 등의 순수한 모습은 물론, 자신을 왕으로 옹립한 이후 독단을 거듭한 강조(이원종 분), 지방개혁을 거부하는 호족들, 무관들의 영업전 회수를 반대한 김훈(류성현 분)·최질(주석태 분)·박진(이재용 분) 등 반대세력들을 정리하는 강단있는 성군의 모습은 그의 비주얼 변신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얻었다.

-군 공백기 이후 복귀작으로 첫 사극, 주연 역을 택했다. 부담이 상당했을텐데?

▲막연하게 사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다. 하지만 현종이라는 인물 자체를 막상 마주하니 굉장히 부담이 컸다. 그때 수종선배를 비롯한 많은 선배들과 감독님께서 함께 만들어가자고 이끌어주셨다.

하루종일 고민하고 대본보는 걸 1년동안 계속 해왔다. 매 리허설마다 피드백을 받고, 옆에서 지켜본 것들로 배우고 익히며 점차 적응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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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역으로의 몰입은?

▲전역 이후에도 여전히 군인처럼 열정이 가득했던 찰나에, '전쟁'이라는 제목을 지닌 대본을 만나고 선뜻 응했다. 군시절 영화·드라마들을 보면서 익혔던 것들을 토대로 스타일링부터 적극적으로 접근했다.

헤어스타일은 아예 반삭발을 하려고 했지만, 너무 과하다라는 피드백과 함께 조금 자제했다. 피지컬적인 것은 캐릭터 특성상 좀 여리여리했으면 한다는 말씀을 듣고 군 전역 전 키웠던 몸을 일부러 감량시켰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목소리톤부터 무게감있게 변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의도적인 것인가?

▲의도한 게 맞다. 10대부터 점점 왕이 돼가는 흐름을 표현해야 한다 생각했다. 군주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않은 궐밖시절의 자유로움부터 무게감을 채워나가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 강감찬을 만나 성장하는 현종처럼, 수종 선배를 롤모델로 삼아 따라가고자 했다. 선배도 '사극을 할 수 있다면, 연기 폭을 많이 넓힐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셔서 잘 따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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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에서 유독 '그래'라는 말이 많았다. 대본상에 있던 것인가?

▲실제 대본에 '그래'와 '뭐요'가 정말 많았다. 상황마다 다른 톤과 감정들의 대사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고민에 빠져있을 때 조희봉(유진 역) 선배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셨다(웃음).

애드리브는 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마지막회차 강감찬을 떠나보내는 현종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게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 채택돼 장면으로도 나온 것은 있다.

-제국의 아이들 동준 역시 많은 역경 끝에 선 현종과 서사가 비슷하다. 그래서 더욱 몰입한 것인가?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열정만 있어서 부담이었던 제게 그러한 열정과 부담의 중간점을 현종의 서사로 연결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더 몰입했다.

처음에는 캐릭터감에 묻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손이 땀으로 흥건해질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목소리를 내게 될 때, 그제서야 좀 비슷하게 완성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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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잘 잡혔던 장면은?

▲호족의 눈치를 보느라 우왕좌왕하는 백성들 앞에서 “나는 이런 걸 몰랐다 내 힘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해서 미안했다”라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장난스레 '폐하'라고 말하며 함께 유쾌하게 지냈던 현장 배우선배들이 에너지를 직접 전해주면서 몰입이 안될 수 없었다. 또한 거의 마지막 촬영 때 강감찬을 보내는 신에서 스스로 울컥했다.

-귀주대첩 생략 이슈에 있어서 현장소회는?

▲언론상에서 회자될 정도의 갈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수종선배를 기준으로 다사다난했던 1년을 보내며 현장사람들 사이에 전우애가 싹텄다. 보조출연자가 힘들다고 검차 위에서 노래를 불러주던 수종선배의 모습이 감명깊다. 그러한 것들으로 지쳐있던 분들도 더 힘을 냈던 것 같다.

-제국의 아이들(제아) 멤버들의 반응은?

▲다들 바빠서 만나자라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는 쉽게 못한다. 저 역시도 이번에는 대본읽고 고민하는데 너무 집중했어서 다른 걸 볼 겨를도 없었다.

그렇게 있을 때 , 시완 형은 '선택 잘했다, 좋은 도전'이라고 말해줬고, 형식이가 '언제 끝나냐'고 물어봐줬었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허심탄회하게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멤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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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영상과 함께 숏폼 퍼레이드도 화제다. 에피소드는?

▲제가 주도했을 것이라 생각하시겠지만, 놀랍게도 장연우 캐릭터의 이지훈 형이 제안했다(웃음). 몽진 다니는 장면들을 촬영하면서 농담처럼 하다가 실제 찍게 됐다.

저야 댄스가수 출신이지만 형들에게는 난이도가 있어 보였는데, 막상 하니까 10분만에 안무를 익히고 바로 촬영을 완료했다. 군주가 너무 격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힘을 뺐는데, 형들은 정말 격정적으로 하더라(웃음).

그렇게 친하게 함께 했던 형들이 제가 김치를 좋아한다는 걸 아시고 한승현(채충순 역), 류성현(김훈 역) 등 형님들이 선물해주시더라. 고민할 때마다 열정적으로 알려주시고 함께 즐겨주신 형님 선배들이 있었던 '왕순키우기' 현장이었다.(웃음)

-첫 사극 전후로 드는 생각과 느낌?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라는 게 시작점이었다. 두려울 수는 있지만 실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았다.


신마다, 현장마다 늘 도전이었던 작품과 함께 더 좋은 모습을 위해 스스로를 다듬어가고자 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