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1학기 성적은 대입 수시에 반영되는 마지막 학기다. 이 시기에 성적 상승세를 보이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교과 전형에서는 어떨까. 교과 전형 준비에 앞서 3학년 1학기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정리했다.
다수 대학이 교과 전형을 평가할 때, 특정 학년에 가중치를 두지 않고 전 학년 성적을 통합해 계산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2~3학년 과정에 진로 선택과목이 많아 등급으로 산출되는 과목 수가 적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3학년 과목 중 석차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 수가 적다면, 남은 1학기 노력으로 의미 있는 성적 상승효과를 보기 어렵다.
2학년까지 주요 교과(국·영·수·사·과)를 기준으로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 총 90단위(학기당 20~24단위)를 이수, 평균 내신 2.5등급을 유지한 두 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 중 A학생이 3학년 1학기에도 23단위를 이수하고 과목 모두 1등급을 받는다면 최종 내신성적은 2.19등급이 된다. 반면, B학생은 진로선택과목이 많아 등급 산출 과목이 12단위밖에 되지 않는다면, 모두 1등급을 받아도 최종 내신은 2.32에 그치게 된다.
학년별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지정 교과 반영 여부에 따라 3학년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수·영·사 과목을, 자연 계열은 국·수·영·과 전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일부 대학은 해당 교과의 일부 과목만 반영한다.
덕성여대는 국·수·영·사·과 중 상위 3개 교과만 반영한다. 3학년 1학기 성적에 따라 상위 교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고교추천전형에서는 상위 3개 교과 전 과목을 반영하지만, 학생부 100% 전형에서는 상위 3개 교과 중 각 교과 상위 4개 과목(총 12과목)만 반영하기 때문에 남은 학기로 만회할 수 있는 여지는 더욱 크다.
동국대는 인문계열은 국·수·영·사·한국사, 자연 계열은 국·수·영·과·한국사 교과 중 석차 등급 상위 10과목만 반영하고, 이수 단위도 적용하지 않는다. 여기에 교과 관련 영역 서류 종합평가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3학년 1학기 성적과 활동이 중요하다.
한국항공대는 교과성적우수자전형에서 반영 교과별 상위 5과목씩 총 20개 과목을 반영한다. 앞서 언급한 대학에 비해 교과별 반영 과목 수가 많지만, 낮은 등급을 받은 일부 과목을 제외할 수 있어 3학년 1학기에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 만회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교과별 반영 비율을 다르게 적용해 3학년 1학기 성적이 영향을 주는 대학도 있다.
가천대는 학생부우수자전형에서 반영 교과(인문계열: 국·수·영·사, 자연 계열: 국·수·영·과)별 성적을 산출해 우수 교과 순으로 40 : 30 : 20 : 10의 비율로 반영한다. 일부 과목만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3학년 1학기 성적에 따라 우수 교과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40% 비중으로 반영될 교과의 성적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해 기존 등급이 좋은 교과를 중점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단국대 인문계열에서는 국·영, 자연계열에서는 영·수에 가중치를 둔다. 숭실대 인문계열은 국·영, 경상 계열은 수·영, 자연 계열 및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에서는 수학에 높은 반영 비율을 적용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많은 학생이 진로 선택과목으로 인해 3학년 석차 등급 산출 과목이 적은 편이다”라며 “교과 전형을 고려해 3학년 때 성적을 올릴 계획이라면, 지금이라도 관심 대학 교과 반영 방법을 살피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하정 기자 nse03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