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워치는 둥글고, 애플 워치는 네모난 이유 [별별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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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좌측)와 갤럭시 워치 (우측) / 출처: 애플인사이더

주위를 보면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로 둥글거나 네모난 모양의 워치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대표적으로 삼성 갤럭시 워치가 둥근 모양을, 애플의 애플 워치가 네모난 모양을 특징으로 하죠.

두 기업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알고 보니 스마트워치의 모양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각각의 시계 모양이 어떤 요소에 더 집중한 것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원의 미학에 초점 뒀던 갤럭시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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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아날로그 시계 / 출처: Unsplash

갤럭시 워치의 디스플레이가 둥근 모양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과거 갤럭시 워치의 사용자 경험(UX)을 담당했던 한 수석 디자이너는 “시계의 원형은 원형이며, 둥근 형태가 가진 아름다움이 존재합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어요. 해당 발언을 통해 갤럭시 워치의 디자인은 원이 지닌 미학적 측면이 반영된 결과라는 걸 알 수 있죠.

처음 아날로그 시계의 모양은 둥근 원 모양이었습니다. 이후로 시계를 연상케 하는 일반적인 형태는 원으로 굳어졌죠. 시계가 원 모양인 배경은 확실하지 않지만, 해가 둥글게 뜨고 지는 모양을 본떠 시계에 적용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해요. 무엇보다 하루 24시간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좋은 모양도 원형이라고 하죠.

삼성은 해외 개발자 웹사이트에서 원형 디자인을 가진 스마트워치가 다양한 테마를 표현하는 데 더 자유롭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어요.


둥글게 만들기 어려웠던 초기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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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원형 갤럭시 기어 S2 / 출처: 삼성

그러나 스마트 워치는 아날로그 시계보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보니 초기 진입 장벽이 존재했다고 하죠. 가만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의 모양은 둥글지 않습니다. TV도 스마트폰도 네모난 화면과 형태를 보이고 있어요. 둥근 터치패널을 제조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고요. 수율 확보가 어려웠던 만큼 대량 생산도 어려웠고, 높은 비용이 요구됐죠.

이 때문에 삼성은 2013년 스마트워치 ‘갤럭시 핏’에 네모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어요. 그러다가 2년 후인 2015년 출시된 ‘갤럭시 기어S2’에 첫 원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죠. 그 이후로 삼성은 모든 스마트 워치에 둥근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원형 스마트 워치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습니다.


사용자 경험이 우선이었던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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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1세대 / 출처: 애플

반면 애플은 삼성과 달랐습니다. 삼성보다 늦은 2015년 출시된 애플 워치 1세대는 네모난 모양이었어요. 애플워치 1세대가 막 출시된 직후였던 2016년 애플은 스마트 워치에 적용할 원형 디스플레이 특허를 출원했고, 2018년 취득했는데요. 그럼에도 현재까지 애플은 애플 워치에 네모난 모양을 고수하고 있죠.

애플 워치가 둥근 이유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애플은 디스플레이라는 일반 특성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에게 작용하는 기능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죠. 아날로그 시계와 달리 스마트 워치는 여러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어요.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에 그치는 일반 시계보다 더 많은 작업이 실행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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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 화면 / 출처: GamingView

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디스플레이의 모양이에요. 디스플레이 모양에 따라 사용자 환경은 크게 바뀌게 됩니다. 그 이유는 디스플레이 모양에 따라 표시되는 콘텐츠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변경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둥근 모양보다 네모난 모양의 화면이 사용자 환경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죠. 일반적으로 원형 모양은 네모난 모양 디스플레이와 같은 크기의 화면이라고 해도 더 적은 콘텐츠를 표시하게 됩니다. 네모난 디스플레이는 TV 또는 스마트폰같은 다른 기기처럼 전체적인 요소를 보여주지만, 원형의 경우 가운데로 응집되는 것 같은 화면을 보여 주죠. 디스플레이의 테두리 부분이 둥글게 깎여 나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원형 디스플레이의 사용자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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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디스플레이의 한계. / 출처: GamingView

애플이 원형 디스플레이를 기피했던 이유는 이뿐만 아닙니다. 네모난 형태의 스마트 워치는 스마트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축소해서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원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 워치는 ‘원형’ 형태에 알맞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새롭게 변경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다시 개발하고 변경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하죠.

게다가 원형 형태에 최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상대적으로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어요. IT 매체 폰아레나(PhoneArena)는 2022년 10월 둥근 애플 워치와 각진 갤럭시 워치를 전격 비교했는데요. 외신은 제한된 공간에 표시되는 정보량이 많을 수록 유용하다고 설명했어요. 즉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에 더 적합한 형태라고 본 것이죠. 외신은 애플 워치의 네모난 형태가 스마트워치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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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좌측)와 갤럭시 워치(우측) 사용자 인터페이스(UI) / 출처: 폰아레나

폰아레나는 동일한 44mm인 애플 워치 7과 갤럭시 워치 5 시리즈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비교했는데요. 애플 워치는 네모난 디스플레이 형태에 맞춰 수직선으로 월요일~일요일 일정을 한눈에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둥근 갤럭시 워치의 경우 전체 7일 중 6일을 화면에 표시했죠. 예정된 일정을 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네모난 애플 워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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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좌측)와 갤럭시 워치(우측) 사용자 인터페이스(UI) / 출처: 폰아레나

날씨를 표시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비슷했습니다. 하루의 시간대별 날씨를 보여준 인터페이스인데요. 갤럭시 워치는 애플 워치보다 더 적은 개수의 시간대별 날씨를 표시했죠.

그렇다고 삼성이 사용자 경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은 갤럭시 워치의 사용자 경험 증가를 위해 회전 베젤을 채택해 왔는데요. 회전 베젤은 직접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을 대체해 화면이 좁은 한계를 극복한 조작법입니다. 사용자는 베젤을 회전해 메뉴를 선택하거나, 표시하고 싶은 항목을 전환할 수 있어요. 현재는 갤럭시 워치를 대표하는 조작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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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디스플레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갤럭시 워치의 회전 베젤 / 출처: IT동아

네모난 갤럭시 워치와 둥근 애플 워치를 원하는 사용자도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러나 애플 워치하면 네모난 모양이, 갤럭시 워치하면 둥근 모양이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정체성으로 굳어진 디스플레이 모양을 갑작스럽게 변경하거나, 둘 다 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에요. 둥근 갤럭시 워치와 네모난 애플 워치, 어떤 모양을 더 선호하시나요?

테크플러스 최현정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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