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에너지 사용을 늘려 기후 위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연합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전력 수요가 늘어나 데이터 센터가 두 배로 늘어나면 에너지 효율성 개선 조치가 있더라도 온실 가스 배출량이 80%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고는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하는 사이트 '디지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저널에서 '앞으로 3년 안에 AI 서버가 스웨덴만큼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단체연합은 AI가 기후위기를 해결한다는 과대 광고를 믿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AI가 2030년까지 세계 탄소 배출량을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케이트 브랜트 구글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는 “AI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AI는 환경 목표에서 큰 진전을 이루는 데 있어 '변곡점'에 있다”고 말했다.
UN 역시 AI 발전이 삼림 벌채 추적, 아프리카 가뭄 예측 등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지구의 벗 기후 허위 정보 프로그램 책임자 마이클 쿠는 “AI의 존재가 에너지 사용을 줄일 것이라고 믿을 근거는 없다”며 “모든 증거는 새로운 데이터 센터로 인해 에너지 사용이 크게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반박했다.
환경단체연합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AI 에너지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기후 허위 정보의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보호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