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입찰 결과가 내주 발표된다. 연간 400억원 규모의 알짜 사업권을 둘러싼 업계 1·2위 맞대결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내달 6일 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정하기 위한 특허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한국공항공사가 진행한 1차 심사에서 롯데면세점(롯데)과 신라면세점(신라)이 최종 후보로 선정돼 2차 프레젠테이션(PT)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입찰은 주류·담배 상품 매장(DF2) 사업권이 걸려있다. 전체 면적 733.4㎡로 지난 2018년 신라가 낙찰 받아 5년 간 운영해왔으며 오는 4월 사업권이 만료된다. 신규 사업권 임대 기간은 총 7년이다. 연간 매출 규모는 4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주류·담배 상품군은 마진율이 높아 알짜배기 사업권으로 분류된다. 임대료도 매출액에 비례해 책정해 부담이 적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신규 면세점 입찰이 없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높은 수익성과 희소성 때문에 면세점 대기업 4개사가 모두 입찰에 참여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최종 후보가 업계 1·2위 롯데와 신라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을 비교하면 롯데가 2조2446억원, 신라가 2조1617억원이다. 롯데가 사업권을 차지할 경우 양 측간 격차는 다시 벌어지게 되고 신라가 차지할 경우 추격을 이어갈 수 있다.
롯데는 주류·담배 소싱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는 과거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등에서 주류·담배 매장을 운영하는 등 상품기획(MD) 능력과 매장 운영 노하우가 풍부하다. 지난해 7월에는 인터넷면세점에 주류 전문관을 오픈했다. 이달 기준 업계 최다인 1200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라는 사업의 연속성을 내세운다. 이전까지 5년간 매장을 운영해온 만큼 매장 전환에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신라는 롯데의 독점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현재 DF1(화장품·향수) 구역을 운영 중인 롯데가 DF2 사업권까지 확보할 경우 김포공항 면세점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롯데 측은 “독과점 이슈 제기는 입찰 프로세스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사업권마다 취급 품목이 다르다는 점, 심사 기준에 '현 운영자의 참여 여부' 등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미뤄봤을 때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21년 김포공항 DF1 구역 선정 당시에도 양 사가 맞붙어 롯데가 경쟁 끝에 사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핵심인 입찰 가격과 사업 운영 계획 등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관계자는 “독과점 문제는 공정거래법에서 다뤄야할 사안”이라며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면세점 사업권 특허 부여는 독과점 문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