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벽돌을 운반하고 쌓을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반복적이면서 고된 건설현장의 작업을 덜어줄 지 주목된다.
네덜란드 로봇 공학 스타트업 모뉴멘탈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하드웨어를 결합해 건설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작고 민첩한 전기 무인운반로봇(AGV)으로 고성능 센서, 컴퓨터 비전, 소형 크레인이 장착됐다. 건설 현장의 거친 지형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좁은 구석, 출입구, 밴 등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모뉴멘탈이 개발한 AI 기반 소프트웨어 아트리움(Atrium)에 의해 작동한다.
초기 개발된 로봇은 벽돌 쌓기 작업에 특화됐다. 무인운반로봇이 무거운 벽돌을 나르고 한 로봇이 모르타르(시멘트, 모래, 물을 섞어서 벽돌이나 타일 등을 결합할 때 사용하는 재료)를 바르면 다른 로봇이 벽돌을 가져다 쌓는다. 인간 벽돌공과 유사한 수준의 정확성, 정밀성, 효율성을 보여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로봇은 지난해 처음으로 사무실 및 창고 건물의 15미터 외관을 완성했다. 이후 사회적 주택 건설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배치됐다. 현재 25개 건설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모뉴멘탈은 이 로봇이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에 직면한 건설 업계의 다양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뉴멘탈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서 절반 이상 국가가 심각한 벽돌공 부족에 직면해있다. 영국에서만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매년 필요한 30만채의 주택을 짓는데 약 7만5000명의 벽돌공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설 로봇은 생산성을 50~60% 증가시킬 수 있다.
살라 알 카파지 모뉴멘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건설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이지만 글로벌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업계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뉴멘탈은 최근 2500만달러(약 332억원)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했다. 인력 채용, 제조 규모 확대, 로봇이 처리할 수 있는 벽돌의 유형과 작업을 다양화하는데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