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초기인 만큼 추가 실적 성장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1일(미국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가속 컴퓨팅과 생성 AI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했다”며 “세계적으로 기업·산업·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핑 포인트는 특정 현상이나 기술이 특정 시점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5배가량 늘며 호실적을 냈다. 미국이 첨단 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했지만 세계적인 수요 폭증으로 H100 등 서버용 AI 반도체 판매는 호조를 이어갔다.
황 CEO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성형 AI을 도입한 지 1년이 지났다”며 “기술을 모든 산업에 전파하는 10년 주기의 첫 해에 접어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모델 훈련을 위한 데이터센터 업그레이드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황 CEO는 현재까지 데이터센터에 1조 달러 수준의 투자가 이뤄졌으나, 향후 5년 내 두 배 이상 성장해 연간 수천억 달러의 시장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TSMC의 공급능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수요가 이를 훨씬 앞서고 있다고 봤다.
황 CEO는 “신제품의 경우 공급이 하루 아침에 증가하긴 어렵다”며 “현재 2분기 출시 예정인 H200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H200은 H100 대비 추론 성능을 두 배 향상시킨 제품으로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가 탑재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221억달러(약 29조5035억원)의 매출과 5.15달러(6875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06억2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전망치 4.64달러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고, 총이익은 122억9000만달러로 769% 급증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은 비중이 가장 큰 데이터센터 사업이 409%가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노트북과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게임 부문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으로 240억달러를 제시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