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터센터 기술의 외산 의존도가 턱없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데이터센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핵심 기술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평가다.
오윤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프로젝트매니저(PM)은 14일 열린 인공지능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데이터센터 기술 국산화율은 1% 미만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CSP 사업자들이 외산 기술 의존도를 공개하지 않은만큼 IITP 자체 평가로 나온 수치다.
IITP에 따르면 현재 국내 CSP는 대다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엔비디아 GPU 비용 부담이 크다. HW 뿐 아니라 SW도 국산화 진척이 상당히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오 PM은 'K-클라우드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센터 기술 국산화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는 2025년부터 2031년까지 7년간 약 1조원을 투자, 관련 HW·SW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으로, 통과 시 기존 예타 사업인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2029),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AI 반도체 핵심기술개발(~2028)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데이터센터 기술 국산화율을 20%까지 올리는 게 핵심 목표다.
국산화만큼 중요한 것이 전력이다. 현재 GPU 기반 데이터센터는 운용에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오 PM은 “프로젝트를 통해 2031년 기준 GPU 대비 추론 소모 에너지를 10분의 1로 줄이고, 학습 성능 효율은 2배(60% 이상) 개선하자는 도전적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기업 투자 대비 1조원의 예산이 적다는 시각도 있지만 국산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풀스택을 꾸려 검증까지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내 기업들이 K-클라우드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태풍을 일으키는 날갯짓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