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우려로 연방 정부 차원에서 중국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렸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프로 스포츠 최대 축제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린 전날 숏폼 플랫폼 '틱톡'에 계정을 개설하고 공식적인 온라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하하, 안녕 여러분'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그의 첫 번째 영상은 슈퍼볼을 주제로 가벼운 문답을 펼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 말미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인터넷 밈(meme; 유행 콘텐츠) '다크 브랜든'도 등장했다.
이를 시작으로 이번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영상도 차례로 게시됐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은 미국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틱톡의 운영이 중국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관할 기업에 상당한 개인정보 접근 권한이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간접적으로 중국 정부로 개인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해 연방 정부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에서 틱톡앱 삭제를 지시하는 등 사용을 규제해왔다.
틱톡을 규제해 온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계정을 개설하자 공화당은 “안보 위험”이라며 비판했다.
틱톡을 '중국 공산당을 위한 스파이 앱'이라고 비난해 온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기억력 나쁜 노인”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민주당 내 젊은 지지층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캠페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의 핵심인 젊은 층에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봤다.
다만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활동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용 규제와 무관하다는 이밪ㅇ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정부 기기에 대한 플랫폼 사용 금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