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미 무역 최대 성과…“견제 조치 등 대비해야”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미국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등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면서 호조를 보였다.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한·미 무역 및 주요 품목 수출 동향'을 발간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한·미 상품무역은 지난해 186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157억달러다. 같은 기간 대미 수입액은 12.9% 감소한 712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규모인 445억달러로 집계됐다.

무협 워싱턴 지부는 “대미 수출은 코로나 악재 및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라면서 “한국의 연간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는 국가는 중국과 미국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의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P 상승한 18.3%다. 19.7%를 기록한 중국과 불과 1.4%P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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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무역 추이 - 자료:한국무역협회 KStat

품목별로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품목 수출액이 322억달러로 가장 컸다. 2022년과 비교해 무려 44.6% 증가했다. 이차전지(48억달러)와 관련 소재품목(18억원)도 각각 16.8%, 35.5% 증가했다. 우리나라 민·관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적극 대응하면서 현지 상업용 친환경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기계류의 대미 수출액(19억달러)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 내 제조업 설비 투자가 확대되면서 장비 수요가 증가했다.

올해 대미 수출 성적은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등 기존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치러지는 대형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모든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에 비상이 걸리는 셈이다.

무협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한국을 대상으로 반덤핑 41건, 상계관세 10건, 세이프가드 1건을 조사·규제하고 있다. 이는 총 21건을 기록한 인도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무협 측은 “미국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파트너지만, 대미 수출 급증이 미국의 견제 조치를 수반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