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안 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여자부 대회 나갈거야”…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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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수술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사진=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애슬레틱스

미국의 비수술 트랜스젠더 수영선수가 여성부 대회에 나가고 싶다며 소송을 제기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리아 토머스(24)는 최근 엘리트 여성 경기에 출전하고 스포츠중제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수영연맹에 따르면 트랜스 젠더 선수의 경우, 12세 혹은 태너 2단계(사춘기 발달 단계를 보는 척도)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경우에만 여성 부문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아 사실상 출전이 금지된 상태다.

2017년 펜실베이니아대 남자 수영팀에서 활동을 시작한 토머스(당시 윌리엄 토머스)는 2019년 호르몬요법을 시작해 이듬해 유펜 여자 수영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생식기 제거 수술은 받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남자 대회에서 줄곧 500위권에 머물던 선수였지만, 여자부에서는 달랐다. 2022년 3월 전미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종목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수영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됐다.

이에 여자 수영 선수를 중심으로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가 속한 펜실베이니아 여자 수영팀 16명은 2022년 2월, 아이비리그와 대학에 “토머스는 '부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수영장 밖에서 그의 성정체성을 지지하지만 수영장 안에서는 아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남자 생식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지 않는 리아 토머스와 같은 라커룸을 쓰는 게 끔찍했다”, “일주일에 18번이나 키가 193cm에 달하는 생물학적 남성이자 남성 생식기가 온전한 토머스 앞에서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제수영연맹이 2022년 6월 트랜스 젠더 선수 관련 규정을 바꾸면서 토머스의 출전을 사실상 금지했다. 연맹은 대신 별도로 '오픈' 부문을 만들어 트랜스젠더 여성끼리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참가 선수가 부족해 실제로 열리지 않았다.

이에 토머스는 2022년 6월부터 공식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고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목표도 꺾였다. 이에 그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CAS는 규정에 대해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에 기반을 둬야 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부 규제는 적절하다고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몇몇 조항이 차별적이기 때문에 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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