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쟁이나 재난 현장에 투입돼 부상자 상태를 살피고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로봇이 공개돼 주목된다.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은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보안촉진기구(DASA) 지원을 받아 '의료 원격존재(MediTel; Medical Tele-existance)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동을 위해 탱크와 같은 궤도를 장착했고, 두 개의 첨단 로봇 팔을 달아 각종 작업이 가능하다. 전쟁 중에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는 전투 현장이나 지형이 험난해 사람이 갈 수 없는 곳,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으로 진입이 불가능한 지역 등에 로봇이 직접 들어가 환자에 대한 초동 대응을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 환자를 위험한 환경에서 벗어나게 하거나, 전문가를 투입하기까지 기본적인 의료 조치를 취하는 역할을 한다.
각종 의료장비가 들어 있는 모바일 로봇 제어 무인지상차량(UGV)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융합해 원거리에서 사람이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는 VR 디바이스를 쓰고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로봇을 운전, 현장으로 이동시켜 필요한 의료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내부에는 체온, 혈압, 심박수 등 징후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와 통증치료를 위한 자동주사기가 탑재됐다.
현장에 도착한 로봇이 두 팔을 활용, 각종 검사를 진행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연구진은 20분 내에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초기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진단 정보가 운영자에게 전달되면, 이를 토대로 응급 처치도 할 수 있다. 전체 평가 프로세스 동안 데이터가 원격 운영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연구진은 “MediTel의 미래 비전은 이 기술로 대규모 통합 의료 응급 플랫폼을 개발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재난에 신속 배치하고 원격 의료진이 중요한 생명을 구하는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