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26조원 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R&D 본연의 역할인 기초·원천, 차세대 기술 확보 강화에 나선다. 기술패권 경쟁 시대 국가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R&D 고도화에도 중점 투자한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3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도 정부 R&D 사업 부처 합동 설명회'에서 “올해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혁신의 대전환이 시작되는 원년”이라며 “과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뤘던 추격형 R&D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연구를 지향하는 선도형 R&D 시스템으로 전환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해 국회에서 확정된 2024년도 정부 R&D 예산의 특징을 비롯한 R&D 혁신의 주요 내용과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R&D 사업에 대해 산·학·연 연구자 및 전문가에게 안내하기 위한 자리다.
올해 정부 R&D 예산 총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부·처·청별 R&D 예산 규모는 과기정통부가 약 9조원, 산업통상자원부 약 5조원, 방사청 약 4조6000억원, 중소벤처기업부 약 1조4000억원 등이다.
분야별로는 국가전략기술 관련 분야에 중점 투자가 이뤄진다. 전년 대비 R&D 예산은 △첨단 바이오 17.9% △양자 15.9% △우주·항공·해양 4.9% △반도체·디스플레이 15.1% △이차전지 22.4% △인공지능(AI) 10.2% △사이버보안 15.2%가 각각 늘었다.
부처별로는 국가전략기술 양성을 위해 차세대 생성 AI 기술 개발(30억원, 과기정통부), 응급실 특화 AI 기반 임상지원 시스템 개발(36억원, 보건복지부), 자동차 보안 취약점 기반위협분석시스템 개발(산업통상자원부, 40억원) 등이 올해 신규 추진된다.
국가전략기술 등 주요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도 대폭 확대됐다.
생성 AI 선도 인재 양성(35억원, 과기정통부), 차세대 이차전지 전문인력양성(10억원, 과기정통부), 의사 과학자 글로벌 공동 연구지원(113억원, 복지부) 등에 올해 신규로 투자가 이뤄진다.
올해 전체 R&D 예산 가운데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글로벌 R&D 분야는 소규모·단발성으로 추진되던 국제협력에서 벗어나 협력국과 연대해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글로벌 R&D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5000억원 수준의 관련 예산을 총 1조8000억원으로 확대한 상태다.
우선 글로벌 R&D 고도화를 위해 중점 협력 대상국 도출 및 유형별 협력 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글로벌 R&D 전략지도를 올해 수립하고, 대형 성과 창출을 위해 대규모 전략형 사업에 대한 중점 투자를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올해 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의 보스턴 바이오 협력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총 85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보스턴 지역 선도연구 그룹 및 연구중심 병원과 의사과학자 양성, 신약 개발 등 공동연구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주 본부장은 “지난해 정부는 세계 최고·최초를 지향하는 도전적 연구와 미래인재 육성에 집중 투자하고, 정부 R&D 혁신방안을 마련하는 등 선도형 R&D 시스템 전환을 추진해왔다”며 “R&D 혁신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세대가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낼 수 있도록 과학기술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